
일본으로 돌아오는 길에 참 재미난 일이 있었다.
시라큐즈에서 시카고로 날아가는 프로펠러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재미난 전기기술자 아저씨가 앉은 것이다. 미츠비시의 미국내 한 브랜치에서 일한다는 그분은 내가 입자물리학자라는 것을 알고 흥분했다.
"내 평생 비행기를 수십번 탔지만 내 옆에 입자물리학자가 앉은 것은 처음입니다!"
생각해보니 미국에 있을 때 주치의 의사 선생님도 같은 이야기를 했었고 너무나 즐거워 하셨던 기억이 난다. 캐나다 입국심사대에서도 "wow~particle physicist~!"라는 반응에 나도 놀랐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사람들은 입자물리학자를 대단한 괴짜고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티비 드라마 Big Bang Theory가 사랑받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전기기술자 아저씨는 일본의 컴팩트한 자동차를 좋아하고, 나고야에 기술교육 관련으로 방문했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고 자기의 스페셜티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기술의 발전, 과학의 발전 그리고 LHC의 물리학에 대해서도 큰 기대와 흥미를 가진 분이었다. 일반인을 위한 끈이론 책도 한권 읽었다며 이런 저런 질문을 해왔다.
내 분야에 대해 감사하고 그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호의를 보이는 덩치큰 미국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은 것이 웨이브진 단발머리에 검정색 뿔테안경. 하얀 피부, 스키니 진에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매력적인 일본 아가씨가 옆자리에 앉아 태평양을 날아가는 것 만큼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하면 어떨까?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가방을 올려주어 고맙다는 인사 말고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면 후자의 점수가 오히려 더 내려간다).
덕분에 2시간 남짓한 비행시간 동안 카누와 카약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모든 문명 사회에는 감자 샐러드-혹은 그와 유사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또 즐거움을 위한 웃음의 입자를 발견하면 재밌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LHC에서 내가 찾고 있는 입자를 찾기를 기원한다는 말씀에 고맙다고 답변을 했다.
아무튼 일본에 무사히 돌아와서 뜨거운 목욕을 했고 다시 밤낮이 바뀐 덕분에 새벽부터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
(*) 사진은 한스 베테 연구실 파일첩에서 발견한 한스베테의 자필 태그. 맨하탄 계획에 대한 문서라도 모아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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