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했지만 제대로 먹지 않아선지 밤 10시경에 심하게 허기가 왔다. 너무 배가 고픈 건 몸에 좋지 않은 법이다.
처방은 맥도널드사에서 내놓은 freshness-zero 야채가 들어있는 빅맥이라는 이름의 해괴한 물체. 24시간 오픈 체인 치고는 청결하고, 에어컨도 빵빵해서 기침이 나는 그곳엔 영어 한마디도 못하지만 일어는 내가 보기에 아주 잘하는 점원 두명이 카운터에 있었는데 드라이브인 손님들이 계속 있어서 심심해 하지 않는 눈치였다.
갓튀긴 감자튀김을 씹으며,다이어트 코크에 꽂힌 빨대를 빨면서 스티븐 와인버그의 "눈들어 하늘을 보라-Facing up-"을 읽었다. 제목 번역은 내가 한 것인데 맘에 든다. "눈들어 하늘을 보라". 뭐 아무튼.
오랜만에 꺼낸 책인데 아마존에서 중고로 구입한 책이다. 배송료와 책값이 비슷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차피 새책은 구할 수도 없는 희귀본 처럼 생겼다. 원래 미국 오하이오주 어느 시골 도서관에 있던 책으로 어떤 이유에선지 중고로 내게 팔렸다. 누군가 정성스레 비닐포장까지 해둔 것이 맘에 걸린다. 뭐 아무튼.
오늘 읽은 챕터는 갈릴레오가 파도바 대학에 1592년 부임한 것을 기념하는 1992년 학회에서 와인버그 선생이 강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고 써있었다. 파도바 대학은 1222년 설립되었고 르네상스 시대에 유럽 최고의 대학이었다고 한다. 내 기억엔 코페르니쿠스도 파도바 대학 출신이다.
1992년의 와인버그는 초끈이론의 열렬한 지지자였고 갈릴레이의 업적과 초끈이론 사이의 멀고 먼 연결고리를 이어주려했다. 와인버그가 내놓은 연결고리는 .. 블라블라블라 .. 실험 없이 사유에만 의존하려 하지 않고 정량적으로 측정된 사실에 바탕해서 과학을 해야한다 ..는 것인데 사실 그 자체론 딱히 초끈이론을 뒷받침할만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측정된 실험 결과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수학적 원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갈릴레이의 최대 업적이라는 말에는 쉽게 동의할 수 있었고, 양자역학과 중력을 이어줄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서의 초끈이론도 어찌 되었든 결국은 실험과 만나야할 것이라는 메세지로 받아들였다.
대충 입에 음식을 '쑤셔넣고' -왠지 몸에게 미안하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바람이 꽤 쌀쌀하게 느껴졌다. 벌써 9월이 온지도 열흘이 흐른 것이다.
**사진은 '갈릴레오'라는 단어로 구글링해서 찾아낸 것인데 아마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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