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물리학-1 물리 이야기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물질의 분포가 시공간의 곡률을 결정짓습니다. 물질, 보다 엄밀하게는 에너지-운동량 텐서,가 없는 공간은 곡률이 0이 되어 '평평한' 시공간이 되지만 물질이 존재하는 공간은 휘어지게 되며, 휘어진 공간을 날아가는 빛도 따라서 직선이 아닌 곡선을 따라 날아가게 됩니다. 물리학자들은 이 곡선을 측지선(geodesic line)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태양은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만들며 따라서 주변을 날아가는 빛은 미세하지만 관측 가능한 정도로 휘어진 경로를 따라갑니다. 실은 지구도 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움직이는데 이 경로가 타원궤도에 매우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타원궤도는 뉴턴이 만유인력을 토대로 구해낸 궤도와 대단히 유사하기 때문에 우리는 뉴턴의 법칙으로 부터도 매우 정밀하게 행성의 운동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외부의 영향이 없을 경우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타원궤도가 실은 서서히 줄어든다고 말해줍니다.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중력장에서 가속하는 물질이 내어 놓는 파동, 즉 중력파를 통해 에너지를 서서히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중력파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시공간이 왜곡되는지 보여줍니다.




(*출처: http://www.universetoday.com/127255/gravitational-waves-101/ *)

중력파 방출을 통한 궤도 수축은 이미 헐스-테일러 쌍성계에서 관측된바 있으며, 이 업적으로 1993년 헐스(R. A. Hulse)와 테일러 (J. H. Taylor)가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였습니다.

( 참고 nobelprize.org)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 예측한 바에 따르면 중력파로 방출되는 일률(power)은 다음과 같습니다.

$$\frac{dE}{dt} = -\frac{32}{5}\frac{G^4}{c^5}\frac{\left(m_1m_2\right)^2(m_1+m_2)}{r^5}$$

여기서 \(m_1,m_2\)는 두 물체의 질량, \(r\)은 두 물체의 거리, \(G\)는 뉴턴상수, \(c\)는 진공에서 빛의 속도로 만약 두 질량이 같다면 아래와 같이 근사할 수 있습니다.

$$\frac{dE}{dt} \approx 10^{-82}\times \left(\frac{m}{1 \text{kg}}\right)^5 \left(\frac{\text{meter}}{r}\right)^{5} \text{Watt}$$

즉, 중력에 의해 질량 1kg인 물체가 1m 거리에서 궤도운동하고 있다면 \(10^{-82}\)와트의 일률만큼 중력파를 내놓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정도 파워는 너무나 미약해서 현존하는 검출기로는 검출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태양 정도로 무거운 두 물체라면 어떨까요? 태양의 질량은 대략 \(2\times 10^{30} \text{kg}\)이므로,

$$\frac{dE}{dt} \approx 3.3\times 10^{69}\times \left(\frac{\text{meter}}{r}\right)^{5} \text{Watt}$$

이므로, 만약 두 물체 사이의 거리가 1m 정도로 가깝다면 엄청난 파워로 에너지를 방출하겠습니다. 물론 태양 정도로 큰 물체가 1m 정도로 가까울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무거운 물체를 압축하면 중력이 너무나 강력해져서 블랙홀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태양 질량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은 대략 \(\frac{2 G m}{c^2}\approx 2.95\) km 정도 됩니다. 따라서 가장 가까운 거리를 가정할 경우 내놓는 파워는 아래와 같아집니다.

$$\frac{dE}{dt} \approx 4.7\times 10^{50}\text{Watt}$$


대단히 큰 파워로군요. 태양 질량을 가지는 별로 이루어진 쌍성계를 이용해서 발전소를 만든다면 엄청나게 큰 파워를 얻겠습니다. 고리원자력 발전소에서 대략 5100 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하니, 중력파 발전소는 고리원전 \(10^{41}\)개를 모아놓은 것 만큼 강력합니다. 물론 이렇게 강력한 발전소를 옆에다 두는 것은 대단히 두려운 일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해도 매우 매우 멀리 떨어진 관찰자에게 전해지는 효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중력파는 중력의 파동이므로 시공간을 주기적으로 왜곡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얼마나 크게 공간을 왜곡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좋은 물리량은 길이의 변화율 입니다.

$$ h = \frac{\Delta L}{L}$$


여기서 \(L\)은 길이이고, \(\Delta L\)은 그 길이의 변화량입니다. 따라서 \(h\)는 단위계와 상관이 없는 물리량, 즉, 차원이 없는 물리량입니다. 이 비율이 크면 클수록 공간의 왜곡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상대론에 따르면 앞서 생각한 태양 질량의 쌍성계가 만들어낸 최대 중력파는 아래 만큼의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 h =\frac{R_{\rm Sch}^2}{R\cdot r}\approx \frac{1500 \text{meters}}{R}$$

여기서 \(R_{\rm Sch}=\frac{2 G m}{c^2}\)은 질량 \(m\)인 물체의 슈바르츠쉴트 반지름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 \(R\)은 쌍성계와 관찰자까지의 거리입니다. 슈바르츠쉴트 반경이 클수록 즉 무거운 별일수록, 별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쌍성계로부터 관측자까지 거리가 가까울 수록 더 큰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만약 명왕성 궤도 바로 밖에 태양질량의 별로 이루어진 가능한 가장 작게 만들어진 쌍성계가 위치한다면 지구-명왕성 거리를 어림하여 \(R\approx 38 AU \approx 5.7\times 10^{12}\)m로 두면

$$ h \approx 2.6\times 10^{-10} $$

즉, 10미터 거리의 두 점 사이가 대략 1나노미터 만큼 변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변화의 주기는 쌍성계의 특성이므로 질량과 사이즈로 결정되며 대략 \((2Gm/r^3)^{1/2}\approx 36000 \text{Hz}\)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질량이 무거운 물체일 수록, 더 가까운 궤도를 이룰수록 더 큰 진동수의 중력파를 만들어냅니다. 만약 쌍성계가 더 멀리, 예를 들어 1광년 떨어져 있다면 \( R = 1 ly \approx 3\times 10^{8} \times \pi \times 10^7 ({\rm m}) \approx 9\times 10^{15} {\rm m}\)이므로, \(h \approx 1.6 \times 10^{-13}\)로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실제 쌍성계의 두 별이 이렇게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우는 매우 매우 드물며, 따라서 아주 먼 곳 까지 살펴보지 않으면 실제로 이런 쌍성계가 내놓는 중력파를 검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많은 거대 실험들이 디자인 되었습니다. 아래는 여러 실험들이 도달할 수 있는 감도(sensitivity)를 frequency-vs-h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2015년 9월 작동을 시작한 advanced LIGO의 경우 100Hz 영역대에서 대략 \(h\approx 10^{-22}\)에 이르는 엄청난 정밀도를 자랑합니다.



(*plotting from: http://rhcole.com/apps/GWplotter/*)


이제 몇 시간 후면 LIGO의 중력파 발견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리라 기대합니다. 관측 결과에 대한 코멘트는 그 후에 2편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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