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웰 방정식과 단위계 물리 이야기

이번학기 대학원 전자기학 강의를 준비하면서 어떤 단위계를 써야 좋을 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Jackson이나 제가 이번에 선택한 Zangwill에선 SI 단위계를 쓰고 있는데, 입자물리학자들은 흔히 "God-given-natural-unit"을 사용하고 있고, 물리적으로 후자가 더 명확하게 의미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기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죠. 물론 "물리" 그 자체는 단위계와 무관하기 때문에 제 고민은 별로 의미 없는 고민 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단 맥스웰의 장방정식 부터 써보면 이렇게 써집니다.

$$ \nabla \cdot \vec{E} = K_1 \rho_e --(1)\\
\nabla \cdot \vec{B} = K_2 \rho_m --(2) \\
\nabla \times \vec{E} = -K_3 \frac{\partial \vec{B}}{\partial t}-K_4 \vec{j}_m --(3)\\
\nabla \times \vec{B} = K_5 \frac{\partial \vec{E}}{\partial t} + K_6 \vec{j}_e --(4)$$

여기서 \( (\rho_e, \vec{j}_e) \)는 전기전하밀도와 전기전류밀도이고, \( (\rho_m, \vec{j}_m) \)는 자기전하밀도와 자기전류밀도이고, \(K_1, K_2, \cdots K_6\)는 물리량을 정하는 단위를 어떻게 정하는지에 의해 결정되는 상수들입니다. 즉,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물리적 의미가 없이 순전히 단위계를 선택하기 위해 도입된 량들입니다. (quiz:: 이중 몇개가 실제로 independent한 량들일까요?)

이제 몇가지 물리적 조건들로 부터 이 방정식들의 성질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1. 전하량 보존 법칙과 자하량 보존 법칙으로 부터

$$ \nabla \cdot \vec{j}_e + \frac{\partial \rho_e}{\partial t} =0 \Rightarrow K_6 = K_1 K_5 \\
\nabla \cdot \vec{j}_m + \frac{\partial \rho_m}{\partial t} =0 \Rightarrow K_4 = K_2 K_3 $$

(**위 관계식은 \( \partial Eq.(1)/\partial t\) 그리고 Eq.(4)로 부터 얻을 수 있고, 비슷하게 자하밀도 변화율로부터 아래 관계식도 얻을 수 있습니다. 각 상수들 사이의 상대적인 부호에 유의. **)


2. 진공에서 (in vaccuum, \(\rho_e =\rho_m =0, ~\vec{j}_e =\vec{j}_m=0 \)), curl Eq(3), curl Eq(4) 에서 파동방정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 (-\nabla^2 + K_3 K_5 \frac{\partial^2}{\partial t^2}) \vec{E} =0 \\
(-\nabla^2 + K_3 K_5 \frac{\partial^2}{\partial t^2}) \vec{B} =0 $$

그런데, \( [K_3 K_5] = T^2 L^{-2} \sim 1/velocity^2\)이고, 좌표계 선택과 상관없으므로, 일종의 "universal velocity parameter"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 K_3 K_5 \equiv 1/c^2\). 여기서 \( c\)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전파속도를 나타냅니다. (이 값은 이론으로 정할 수 없고, 실험을 통해 측정해야하며, \( c =299792458 {\rm m/sec}\)로 빛의 속도와 같습니다.)

3. 지금까지의 식을 종합하면 \(K_1, K_2 \cdots K_6 \)는 실은 3개의 파라메터만 독립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K_4, K_5, K_6\)를 택하겠습니다:

$$ K_1 = \frac{K_6}{K_5}, \, K_2 = K_4 K_5 c^2, \, K_3 = \frac{1}{c^2 K_5}$$

특히, \( K_4 = 0 \)이면, \(K_2 =0\)입니다. (만약 \( K_5 \to 0\) 이면 \(K_1, K_3 \to \infty\) 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는 자하의 존재와 자류의 존재가 함께 결정된다는 물리학적 직관과도 일치합니다. 물론 여기서 어느 것이 자하고 어느것이 전하인지는 순전히 우리의 선택에 불과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자하가 0이라고 하면 (i.e. \(K_2 = 0 = K_4\)), 두개의 상수만이 남습니다. (i.e. \(K_5, K_6\)). 대표적인 몇가지 단위계에서 나타내면,

$$
(K_5, K_6) = (\frac{1}{c^2}, \mu_0)_\text{SI} =(\frac{1}{c}, \frac{4\pi}{c})_\text{Gaussian}=(1,4\pi)_\text{Natural}$$

이고, "Natural" 단위계에서 빛의 속도를 1로 두었습니다. (관련글 http://extrad.egloos.com/1586698 )

4. Zangwill의 2.7절 내용이 흥미로와 소개합니다. (제 생각에 더 맞게 수정했습니다만 기본적 논의는 비슷합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존재는 소위 Lorentz force로부터 알아낼 수 있습니다. SI-unit에서 그 표현은 아래와 같습니다.

$$ \vec{F} = q ( \vec{E} + \vec{v} \times \vec{B} ) $$

여기서 힘-벡터는 소위 polar vector이므로, 전기장은 polar vector이고, 자기장은 외적이 포함되므로 axial vector임을 알 수 있습니다. (polar vector는 방향역전 \(\vec{r}\to -\vec{r}\) 변환에 대해 \(\vec{V}\to -\vec{V}\)가 되는 반면, axial vector는 \(\vec{W} \to \vec{W}\)가 되는 벡터입니다.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Pseudovector)

따라서, 진공에서 전기장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은 "벡터" 성질로 부터, 아래 두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집니다.

$$ \frac{\partial E}{\partial t} \sim a \vec{E}+ b \nabla \times \vec{B} + c "\vec{j}"$$
(한편, 예를 들어 \(\vec{r} \times \vec{B}\)는 좌표계에 의존하는 값이 되어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a\)"항은 전기장이 exponentially growing/decaying 하는 성질을 가지므로 적합하지 않고, 오직 "\(b\)"항 그리고 "전류"로 해석할 수 있는 "\(c\)" 항만이 적합함을 알 수 있고, 다름아닌 Eq.(4)임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논리로 Eq.(3)도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전하량 보존 법칙을 적용하면 Eq.(1)과 Eq.(4)는 직접 관계를 갖고 있음을 이미 보았습니다. 다른 식으로 접근하자면, 전류항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면, 물리적으로 "전하분포의 변화로 전기장의 시간에 대한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로부터 다시 전하량 보존 법칙에서 Eq.(1)을 얻는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맥스웰의 방정식은 벡터와 액시얼 벡터의 성질로 부터 상당 부분 그 형태가 결정되며, 전하량 보존 법칙까지 고려하면 거의 유일하게 가능한 모양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5. 현대 입자물리 언어로 하면 U(1) 게이지 대칭성을 요구했을 때 상대론적으로 유일하게 가능한 장이론이 바로 맥스웰 이론이므로 전자기학이 보다 근원적인 대칭성에 의해 유도되는 이론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This is fun!)

덧글

  • shaind 2014/03/27 22:08 #

    맨 마지막 'This is fun!' 에서 교수님의 향기가 느껴지는군요.(...)
  • 왕사자 2014/03/27 23:06 #

    안녕하세요? KIAS-SNU Winter school에서 교수님 강의를 들었던 학생입니다. 가끔 들러 좋은 글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Natural unit이 이론적으로 전자기적 특성을 살피는데 여러모로 편리하긴 하지만 처음에 익숙해지기가 좀 어렵고, 실험을 통해 어떤 물리량을 직접 측정한 이후에 그것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불편하다고 전 많이 느꼈습니다. 저 앞에 붙는 계수들이 실험에서 측정한 양들과 비교할 때마다 잘 변환을 매번 해 주면 되긴 하지만, 그게 꽤 헷갈리기도 하더군요. 아무래도 수업 시간에 배운 그 형태와 식에 가장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자기학이면 아마 대학원 석사 전공 필수 과목일 것 같은데, 실험하는 학생들에겐 natural unit보다는 SI로 배우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가는 길에 짧은 글 달고 갑니다 :-)
  • ExtraD 2014/03/28 03:07 #

    이미 SI 단위계로 측정을 하는 경우 당연히 SI 단위계로 맞춰서 써진 방정식들이 편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전형적인 교과서들도 SI 단위계로 나오는 추세고 거기엔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좋은 피드백 달아주셔서 감사. ^^
  • 매화 2014/03/28 10:17 #

    여러가지 단위계를 배우는 것은 환경에 적웅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되네요.

    아무래도 저는 기계를 학부전공으로 선택했고 유공압을 석사과정으로 선택했다보니

    SI와 파운드(btn 영식 단위계라 그러더가요 ㅎ)를 번갈에 쓰게 되더라구여 ㅎ
  • 명림어수 2014/03/28 23:17 #

    저도 SI 를 씁니다만,
    그때 마다 E 와 D, H 와 B 사이의 관계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에 빠집니다.

    만약 SI 를 쓰신다면, 교수님은 이 벡터량들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실 계획인지요?
  • Freely 2014/03/29 14:10 #

    자성재료하는 입장에선, cgs냐 si냐 에 대한 답은 보통은 cgs 단위계를 많이 쓰는거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보편적으로 쓰이는 단위가 Oe이다 보니..
  • WaltzMinute 2014/05/25 22:39 #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
    설명해주신 부분을 시간을 내서 음미해보면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nano optics를 전공하고 있는데, 학제간 성격이 있는 분야다 보니 Si, cgs, natural unit을 4:2:1 정도 비율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보면 맥스웰 방정식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되서 굉장히 힘들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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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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