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브로이 파장 vs 컴프턴 파장 물리 이야기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면 에디터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논문 심사를 의뢰하고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간을 결정하게된다. 소위 'peer reviewed' 된 논문이 나오는 과정이다. 투고자 입장에선 자신의 논문이 심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어떤 레프리에게 논문이 갔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180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좋은 레프리는 꼼꼼하게 논문을 읽고 오류를 제대로 지적하며, 논문에 씌여진 뉘앙스를 바로 잡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며, 미처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주제지만 중요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제안을 해주기도 한다. 최근에 받은 두명의 레프리 리포트는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느꼈다. 그 중 한 레프리가 지적해준 사항이 재밌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아래 내용이다.

"At the beginning of setion 4.2, de Broglie wavelength is more acurate than Compton wavelength.."

"4.2절 초반에, 컴프턴 파장 보다 드브로이 파장이 더 정확한 용어다.."


드브로이 파장 (de Broglie wave length)과 컴프턴 파장(Compton wave length)은 양자역학의 기초적인 물리량. 다음 두 물리량 중 어느쪽이 드브로이 파장이고 어느쪽이 컴프턴 파장일까?

$$\lambda_1=\frac{h}{p},\quad \lambda_2=\frac{h}{mc}$$

힌트는 아래 사진.


위 사람이 드브로이 왕자가 아니므로 답은 앞의 식이 드브로이 파장 혹은 드브로이 길이. 뒤의 식이 컴프턴 파장 혹은 컴프턴 길이. 참고로 드브로이는 이렇게 생겼다.. (두 그림 모두 구글이미지에서 찾은 것)



이 물리량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좀 조작을 해보자. 일단 위 식의 분모, 분자에 빛의 속도 c를 곱해주면 두 식은 아래처럼 바뀐다.



각 식을 '2 pi"로 나누어 주면 'reduced De Brogli wavelength' 와 'reduced Compton wavelength'가 되는데, (hbar c)=200 MeV fm 라는 걸 기억해두면 단위 교환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위 식을 자연단위계 (natural unit)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그 물리적 의미가 명확하다.



즉, 드브로이 길이는 입자의 운동량의 역수 그리고 컴프턴 길이는 질량의 역수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상대론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운동량과 질량은 각각 다음 처럼 나타난다. (역시 자연단위계에서 표현)



여기서 m_0는 물체의 고유질량 (혹은 정지질량 = 정지 좌표계에서의 질량) 이고 분모는 유명한 "gamma factor"이다. 이 식은 질량이 0이 아닌 물체의 최고 허용속도가 1 (즉, 빛의 속도)라는 것도 표현하고 있다.

실은 이 m과 p는 다름 아닌 물체의 에너지와 운동량을 나타내고 있으며 4차원 시공간에서 정의된 운동량 즉 four-momentum의 '공간성분'과 '시간성분'에 해당한다. (공간성분은 3개가 있으며 따라서 i는 1,2,3 으로 표현될 수 있다.)



위 처럼 '질량'과 '운동량'이 four-momentum의 성분이라는 점으로부터 드브로이 길이와 컴프턴 길이는 다시 아래와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위 식에서 두 물리량의 관계를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four-momentum의 '시간성분'과 '공간성분'이 '에너지'와 '운동량'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컴프턴 길이는 에너지를 표현하는 량이고 드브로이 길이는 운동량을 표현하는 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물체가 빛의 속도에 다가가 매우 빠르게 운동하고 있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운동량의 v를 1로 보내는 극한을 생각하면 에너지=운동량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드브로이 길이와 컴프턴 길이는 사실상 같은 크기를 갖게 되며 구분할 수 없게된다.



논문에서 내가 의미했던 량은 실은 에너지 measure로서의 길이였고 따라서 Compton 길이가 더 적합하다. 물론 레프리가 혼돈했던 이유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좋은 제안들을 해주었기 때문에 레프리의 좋은 의도를 이해하며 감사하다는 답장을 할 생각이다.


덧글

  • 바죠 2012/01/08 14:50 # 삭제

    콤프튼 효과는 빛과 전자의 충돌을 기본 모델로 삼지 않나요?
  • ExtraD 2012/01/08 14:52 #

    네, 역사적으로 Compton 길이가 빛과 전자 충돌과정을 기술하는데서 비롯했습니다.
  • 병아리99 2012/01/08 18:57 #

    어허... 그런 일도 있었네요...
    언제 한 번 뭔 시험 봤을 때 드 브로이 파장을 묻던데... 둘 다 기억 못하면 곤란한 식이긴 하죠...
  • 질문해도 되나요? 2012/01/08 20:32 # 삭제

    한 가지 질문해도 될까요? ^^

    제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이 현재, 힉스장에 대한 것인데요.
    제가 생각키로는, 그 힉스장이 블랙홀의 질량은 설명키 어려워보이는데...
    물론, 그 힉스장이 다른 물질들과 함께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서 블랙홀 질량을 나타내주는 거라고 한다면야(실제로 그렇게 설명하고 있지 않나요? @,.@) 어찌저찌 억지로 이해를 해보려합니다만, 만약에 그런 식으로 블랙홀의 질량을 설명하려들 경우, 블랙홀내에서 기존 우주 물리법칙(?)이 작동(?)하는.. 요상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렇담, 지금까지 블랙홀내에선 물리법칙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했던 얘긴 그냥..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암튼 좀.. 이 힉스장이란 거.. 질량을 나타나게 해준다는 이거.. 도저히 이해하기가 좀.. 그냥 억지같습니다, 억지!
    수학적으로 표현되니 어떤 의미가 있다 여기고서 어거지로 맞추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말이죠!
    ^^
  • ㄷㄷㄷ 2012/01/09 12:53 # 삭제

    라마르틴아 이런 블로그까지 와서 물흐리려고 하지마라
  • ExtraD 2012/01/09 17:40 #

    블랙홀의 질량은 힉스장 없이도 잘 설명될 수 있습니다. 중력장은 에너지를 소스로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표준모형에서 전자나 광량자 등 소립자의 경우 힉스와의 결합없이 질량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대칭성 (chiral symmetry, gauge symmetry..) 때문에 그렇습니다.
  • E x B 2012/01/08 22:30 #

    와...... 컴프턴 파장과 드브로이 파장에 저런 의미가 있었다니
    그냥 수식만 외우고 넘긴게 부끄러워지네요
  • 질문입니다. 2012/01/14 00:36 # 삭제

    광자의 운동량 p=h/파장. 빛이 공기중에서 물로 입사하면 파장이 짧아지는데요 그럼 광자의 운동량이 증가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 경우 운동량 보존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 ㅎㅎㅎ 2012/01/16 17:41 # 삭제

    광자가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고 포텐셜 속에 있어서 답하기 곤란하군요^^
  • zero 2012/01/18 02:03 # 삭제

    [주목] 日 연구진 "불확정성 원리에 결함 있다"(종합)
    중성자 위치·속도 정확하게 측정..2003년에 나온 '보완 수식' 입증
    "하이젠베르크 수식 틀렸지만 양자역학 가능성은 더 커져"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1/16/0601010100AKR20120116138651073.HTML
    http://lite.parkoz.com/zboard/view.php?id=images2&no=98741&category=1
  • 다니엘12장3절(끝 2012/01/21 16:32 # 삭제

    현대물리학 침몰하다.(특수상대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호킹 복사,초끈이론,빅뱅이론etc)

    타이타닉의 침몰은 비극이었지만 현대물리학의 침몰은 비극은 아니고 과학의 진보(Progress of Science)가 될 것입니다.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마르코니의 무선전신으로 SOS(모스 부호)를 해서 어느정도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다니엘 12장3절(끝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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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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