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중력이론의 한계 물리 이야기

수많은 크랙팟 물리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훈련받은 이론물리학자들도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의 다른 이름은 일반상대성이론 (General theory of Relativity), 줄여서 GR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은 시공간의 기하학은 에너지분포에의해 결정되며 빛과 물질은 휘어진 시공간상의 최단선, 보다 수학적인 용어로 측지선(geodesic line),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으로 '일반공변성(general covariance)', '등가원리(equivalence principle)'와 '국소 로렌츠 불변성 (local Lorentz invariance)'을 요구했을 때 수학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결정되는 이론이라 그 수학적 아름다움은 놀라울 정도다. 이론물리학 트레이닝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일반상대성 이론은 간단한 작용량 원리(action principle)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이를 처음 발견한 수학자 힐베르트(Hibert), 바로 힐베르트 공간의 그 힐베르트,의 이름을 따서 힐베르트 액션 혹은 아인슈타인-힐베르트 액션이라 부른다. 수식을 좀 보자.



여기서 R 이라고 쓴 량은 리만기하학에서 등장하는 공간의 곡률(curvature)로 리치 스칼라(Ricci scalar)라고 불린다. 그리고 실험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량인 M은 질량과 같은 Dimension을 가지는 량으로 소위 플랑크 에너지(Planck Energy)라고 불리며 그 값은 대략 양성자값의 1조배의 백만배 정도 된다.

Wolfram alpha에 "planck energy"라고 검색하니 다음과 같이 나온다. 대략 22마이크로그램 정도 된단다.



보다 익숙한 표기는 M^2 = 1/(8 Pi G), G=뉴턴 상수, 되겠다.

이 작용량은 거리함수(metric)를 전자기장과 같은 물리학적 마당, 장, 필드(field)로 해석했을 때 2계 미분량으로 표시되며 따라서 이 거리함수장 혹은 중력장의 운동에너지 항으로 생각할 수 있다. 대단히 복잡한 비선형항을 포함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잘 알려진 블랙홀해가 진공해로 유명하고, 태양계를 기술하는 해도 섭동적으로 구할 수 있다. 이로부터 잘 알려진 바와같이 태양 주변을 지나가는 빛의 궤도 휘어짐과 수성의 근일점 이동을 정밀하게 설명함으로써 20세기 초반 이미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우주 팽창을 기술하는 로버트슨-워커 해도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성공들은 위 칠판 아래쪽에 씌여진 곡률의 고차항이 매우 작은 경우에 적용하여 이루어진 성공들이며,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는 곡률이 M으로부터 결정되는 량과 비교하여 섭동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과 잘 합치된다. 사실 이 부분이 중요한데 대학원 수준의 일반상대론 교육과정에서 미처 이 부분까지 제대로 다루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자.

...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 뭐 아무튼 한번 도전해보자.

일반상대론의 아인슈타인-힐버트 액션량의 고차항이 섭동적으로 다루어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특히 관심이 있는 것은 블랙홀과 같이 곡률이 매우 큰 경우를 포함한 해에서 정합성을 따져보는 것인데 곡률이 작은 경우에는 당연히 정합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를위해 'Kretchmann 불변량'이라 부르는 블랙홀해의 리만곡률의 고차항 하나를 계산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된다. 다른 고차항도 대략 이 량과 비슷한 크기다.

이 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바깥에서 곡률^2/질량^4 항은 블랙홀질량의 4승에 반비례해서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블랙홀질량이 크면 클 수록 곡률은 보다 작아지며 점점더 고차항들이 작아지며 섭동항들은 빨리 수렴한다. 블랙홀의 질량이 플랑크 에너지에 비해 충분히 크기만 하다면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 바깥의 물리학은 고차항을 무시한 아인슈타인-힐베르트 액션에 의해 충분히 정확하게 기술된다는 말이다.

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의 반지름은 블랙홀 질량에 비례해서 커진다. 무거운 블랙홀은 크다. 재미있게도 무한히 무거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은 무한대로 커진다. 이렇게 큰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서 곡률은 0으로 떨어진다. 다시 말해 누군가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갈때 사실상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하고 일반적인 평평한 공간을 지나갈 때와 구분할 수 없게된다. 당연히 곡률의 고차항들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하지만 블랙홀이 점점 작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블랙홀이 줄어들어 플랑크 에너지 정도의 질량를 가진다면 더 이상 고차항들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으며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수정을 받아야만 한다. 물론 이 에너지 근방에서 '양자 중력 효과'도 중요해지며 -아마도- 고차항들의 효과처럼 보일 수 있겠다. 사실 이부분은 아직 누구도 정답을 알지 못하며 끈이론에 따르면 소위 블랙홀-끈 대응성 (Blackhole-String correspondence)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이야기가 복잡해졌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세 줄 요약.

1. 크랙팟들과 마찬가지로 잘 훈련된 이론물리학자들도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이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 다만 그 한계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는 지점에 대해 물리학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3. 아무튼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해도된다. (제대로된 이유를 이야기하려면 .. 좀 공부가 필요하겠지)

덧글

  • 초록불 2010/04/05 23:43 #

    두 줄 요약이라고 했지만 세 줄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말씀하신 논리는 역사학과 유사역사학의 관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겠습니다.
  • ExtraD 2010/04/05 23:45 #

    두 줄 요약이라고 쓰고 마지막 코멘트가 생각나서 덧붙인 거에요. ^^
    지적 감사합니다~
  • 운향목 2010/04/05 23:46 #

    하지만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ㅇ<-<
  • ExtraD 2010/04/05 23:51 #

    공부하지 않고도 틀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진정한 고수일지도 모르죠.
    물론 현실은 ...
  • 아일턴 2010/04/05 23:55 #

    크랙팟들은 세번째 문장만 선별 하여 머리에 넣어두겠지요 ㅋ
  • ExtraD 2010/04/05 23:57 #

    세번째 문장의 괄호안의 내용이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요. ^^
  • virustotal 2010/04/06 01:26 #

    무식해서 뭔지모르지만 미시세계는 터널링 현상때문에 뭐드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일반상대성이론인가를 사용이 안되고

    양자역학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럼 블랙홀이 문제인데 뭘 대입하나 답이 안나온다고

    결국 과학지보면 그렇지만 통일장이론이 나와야 제대로 된다는건 아주 많이 봤는데 맞나요?

  • 김남용 2010/04/06 05:11 #

    상대성이론이 큰 세계(거시라고 하나요?)는 잘 설명하는데 작은 세계(양자역학의 세계라던가요?)로 갈수록 재대로 설명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을 듣긴했는데, 무슨 뜻인지 이제야 이해를 했습니다.

    무한히 무거운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이 무한히 넓으며, 그 무한히 넓은 사건의 지평선을 지나가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말씀이 인상 깊네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논리적으로 당연한건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놀랍달까요?)
  • leestan 2010/04/06 09:03 #

    그런데 저 수식들 입력하실때 쓴 툴은 뭔가요?????

    오밀조밀하니 좋은거 같은데요~:-)
  • NePHiliM 2010/04/06 10:15 #

    =_=..........................................................쉽게 이해된다고 적은 부분이 이해 안되서 좌절중입니다.
    -네피
  • weree 2010/04/11 14:42 #

    재밌게 잘, 꼼꼼히 따라가면서 읽었습니다.
    최종적인 결론은 섭동항의 성립여부를 판단하는 플랑크질량인 M_P와
    블랙홀의 질량인 M_BH의 정량적 관계에 근거하는 것이군요.

    근데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네요.
    M_P는 결정된 상수로서 22microgram이란 매우 작은 값인데,
    그렇게 작은 질량에 비견될 정도의 블랙홀 질량이 우주의 실재로서 존재할 수 있나요?

    마이크로그램 단위의 미시적 질량에 미시적인 무한 곡률을 지닌 블랙홀이라...
    역설적으로 느껴지는 이런 블랙홀이야 말로 양자중력장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마 현재까진 그런 경우가 관측되지 않았기에 아인슈타인의 섭동 가정은 무리가 없었겠죠?)
  • ExtraD 2010/04/12 07:56 #

    우주초기 양자요동의 결과로 생성된 원시블랙홀(primordial blackhole)의 경우 상당히 가벼운 경우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그 증거를 우주 배경복사에 남겨진 호킹복사 시그널을 통해 찾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 성공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천체의 진화로 생성된 블랙홀은 상당수 발견되었지만 물론 그 질량은 태양질량과 비견할 정도이니 플랑크 질량정도의 블랙홀은 아니구요.

    최근 끈이론에서 요구되는 여분차원이 크거나 강하게 휘어져있을 때 중력효과가 강해지는 에너지가 플랑크 에너지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작은 에너지일 경우가 이론적으로 연구되었고, 이 경우 원자 사이즈의 블랙홀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는 LHC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도 생각됩니다.
  • ensemble 2010/04/18 16:29 #

    관련이 있는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태양계의 몇 가지 anomaly에 대해서 이론적인 설명이 잘 안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http://www.technologyreview.com/blog/arxiv/23865/
    - Flyby anomaly: 지구 궤도를 벗어나기 위해 flyby로 지나가는 인공위성의 속도가 아주 약간 차이나는 현상
    (이 문제가 더욱 어려운 이유는 과거 여러번에 걸쳐 인공위성의 flyby anomaly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flyby에서는 anomaly가 관측되지 않는 점도 한몫을 한다고 함)
    - Astronomical unit anomaly: 지구 태양간의 거리가 아주 조금씩 멀어지는 현상
    - Pioneer anomaly: 태양계를 벗어나고 있는 Pioneer 위성의 속도가 아주 조금씩 감소하는 현상
    - Moon's eccentricity anomaly: 달의 근지점-원지점 간의 거리가 아주 조금씩 증가하는 현상
    - Saturn’s perihileon anomaly: 토성의 근일점 이동량이 일반상대론의 예측과 아주 조금 차이 나는 현상
  • Lincecum 2010/12/01 13:19 # 삭제


    맨처음에 Hilbert가 action의 scalar자리에 R을 넣은이유는 뭔가요?

    제가 보던 책엔 단지 'simplest possible여서'란 언급만 나오던데,

    설마 다른 값을 넣으면 다른 equation이 나오는데, 그걸 무시하고 넘어갔을것 같진않아서요..
  • ExtraD 2010/12/01 21:59 #

    f(R)이면 general covariance를 만족시킬 수 있는데요, 장방정식이 causality를 위해 2계미분 방정식 꼴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R이 적합합니다.
  • Lincecum 2010/12/02 00:41 # 삭제

    아 causality때문이군요.. 그런데 type 1a SN 등등등의 '관측'에 의하면 f(R) gravity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R->R - 2람다 , 로 스칼라자리가 바뀌고 있잖아요..?

    예컨대 R-2람다, 는 그러면 말씀하신 것들을 해치는건가요, 아니면 Hilbert가 R-상수 꼴은 생각하지 않은건가요. 후자라면 이유가 궁금해서요..

    사실 한 친구가 f(R) gravity란게 있다고 같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을 하자고 해서 Tsujikawa란 분의
    논문을 주로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는데, 자꾸 이런 생각만 들더라구요, 왜 애초에 'R'만 넣었을까,

    물론 아인슈타인은 옳게 수정했다가 다시 취소하긴 하였지만; Hilbert는 수학자인데 좀더 엄밀하게 다른 가능한 model들도 검토했을법도 한데.. 질문이 엉성한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먼저의 답변 감사드립니다, 이번 답변도 감사드릴 예정입니다(?).
  • ExtraD 2010/12/02 02:18 #

    '람다'는 상수로 장방정식을 바꾸지 않습니다. 상수항이므로 중력의 입장에서 진공에너지에 해당합니다.

    힐베르트가 0인 아닌 진공에너지를 고려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합니다.




  • Lincecum 2010/12/02 15:36 # 삭제

    아 답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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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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