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 최초의 빛 물리 이야기

유럽최초의 우주배경복사 검출 미션 ESA "플랑크(Planck)"가 첫 결과를 보내왔다. 아직은 검출장치 자체에 대한 이해를 위한 데이터 테이킹 단계이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다'는 기쁜 소식이다.


(Credits: ESA, LFI & HFI Consortia. Background optical image: Axel Mellinger), 누르면 커져요!


인공위성에 부착된 초저온, 초정밀 '온도계'를 통해 인류는 137억년전 우주의 모습을 가장 정밀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백만분의 1도 수준의 정밀도로 우주 배경 복사의 온도가 온 하늘, 모든 방향으로 측정된다.

현재까지 가장 정밀한 우주배경복사 연구는 COBE 그리고 WMAP팀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빅뱅 우주론이 얼마나 정확하게 우리 우주를 기술하는지 알게 되었다. 빅뱅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플랑크는 대략 6개월에 한 번 꼴로 온 하늘을 스캔할 수 있다고 하고, COSMO 학회에서 갓돌아온 후미에 따르면 절대온도에 가까운 마이크로 캘빈 레벨로 '거울'을 냉각시키는 장치의 배터리 수명인 2년 동안 미션이 수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2012년에 50여편의 논문이 한 번에 쏟아져 나와서 우주론학자들과 입자물리학자들 그리고 '우주'에 대해 궁금한 이들이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배경복사의 Non-Gaussianity 그리고 Tensor mode 측정 결과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LHC 만큼이나 기대되는 실험이다.

[링크]를 따라가면 플랑크 위성이 어떤 식으로 온 하늘을 스캔하는지 잘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아주 쿨하다. 캡쳐사진 몇 장을 올려본다.



Credits: ESA (animation by C. Carreau)

핑백

덧글

  • 아일턴 2009/09/18 08:30 #

    오.. L2에서 회전하면서 전방위를 말 그대로 스캔하는군요. 2010년대 초반은 이론물리학자들에게 즐거운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
  • ExtraD 2009/09/18 09:35 #

    실험물리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지요.
    이론가들은 그저 기다릴뿐.
  • RedPain 2009/09/18 09:06 #

    처음으로 진지한 질문 하나 올립니다.

    "빅뱅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라는 말씀은 과장법을 쓰신 건가요? 아니면 "아직 빅뱅에 관해 모르는 것이 많기는 하지만 빅뱅이 일어났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정도로 이해해야 하나요?

    전 진화론도 후자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직 진화에 관해 모르는 것이 많기는 하지만 진화가 일어나왔고 지금도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라고요.
  • ExtraD 2009/09/18 09:18 #

    후자가 맞습니다. 과학은 적용 범위의 한계를 스스로 인지한다는 점에서 다른 학문과 차이를 두었고 그 결과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의 자기모멘트의 정밀한 측정을 통해 "양자전기역학이 증명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 "정밀도가 1/alpha의 5승 수준에서 검증되었다"는 의미 이상이 아닙니다. "빅뱅이 증명되었다"는 것도 우주 배경복사의 10만분의 1 수준의 온도 요동이 빅뱅이론 (+인플레이션 우주론)의 예상과 일치함이 밝혀지는 등 많은 관측적 사실과 부합한다는 의미로 한 말입니다.

    과학은 교조주의를 배격합니다.
  • ExtraD 2009/09/18 09:26 #

    예를 들어 "6400년전 어느 일요일에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주장은 관측 결과와 일치하지 않으며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닌 반면, 같은 기준으로 "137.2억년전 우주는 매우 높은 온도와 밀도를 가진 상태에서 공간 팽창 과정을 거치며 온도가 낮아지고 중력 섭동 효과로 생성된 비균질성이 거대구조를 비롯한 하부구조가 생성하였고,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원자들이 생성되고 물질들이 생성되었다"는 것은 관측과 부합하는 사실입니다.
  • ExtraD 2009/09/18 09:32 #

    앗! 기원전 4004년 10월 21일 (일요일) 오전 8시 45분경으로 수정합니다. :-)
  • RedPain 2009/09/18 12:02 #

    제 질문과 약간 벗어난 것 같습니다. 중력의 존재를 이야기할 때 "수많은 증거가 중력의 존재에 부합된다"라는 말과 "(중력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등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중력의 존재 자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는 말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이론에 부합하는 증거가 충분히 존재한 상태에서 이를 부정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을 때 후자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빅뱅은 간단한 이론이 아니고 상당히 복잡한 이론입니다. 다시 한 번 진화론을 예로 들자면, 거의 대부분의생물학자가 다음 명제에 동의할 것입니다. "현재 진화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맞다. 앞으로 세부적인 부분은 더 많은 실험과 증거가 필요하고 논쟁이 오고 가겠지만 적어도 진화가 일어났고 진화가 일어나왔으며 현재도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빅뱅의 세부 과정 및 여러 인과관계, 시간 등은 앞으로 바뀔 수 있겠지만 우주가 매우 작은 점에서 폭발하여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는 사실, 즉 빅뱅이론의 가장 큰 틀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고 생각하십니까? 제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 ExtraD 2009/09/18 12:50 #

    빅뱅 우주론의 가장 중요한 틀이자 관측으로 증명된 사실은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우리와 인과적으로 연결된 우주"는 지난 137억년간 팽창해왔다. (거슬러 올라가면 137억년전 "우리와 인과적으로 연결된 우주"는 지금 현재 사이즈에 비해 엄청나게 작았다.)

    2. 137억년간 우주의 온도는 공간 팽창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거슬러 올라가면 137억년전 우주는 매우 온도가 높고 밀도가 높았다)

    관심있으신 사항이 "과연 점에서 시작했느냐?" 라면 거기에 대해 물리학자들은 아무런 데이터도 갖고 있지 못하고 따라서 증명된 이론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 "점" (혹은 끈?)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 부분은 적어도 현재로선 "beyond our scope"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론 양자역학을 생각했을 때 우리가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점"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와 인과적으로 연결된 우주"가 탄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 ExtraD 2009/09/18 13:14 #

    "수많은 증거가 중력의 존재에 부합된다"라는 말과 "(중력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등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중력의 존재 자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말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여기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리학자들이 "중력의 존재 자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고 말할 때도 그 의미는 "수많은 증거가 중력의 존재에 부합된다"라는 의미입니다.

    "전자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는 말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증거가 전자의 존재에 부합한다"라는 의미입니다.

    "top quark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경험적 증명 이외에 다른 어떤 증명이 물리학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빅뱅에 대해서도 같습니다.
  • RedPain 2009/09/18 14:02 #

    12:50 댓글로 제가 처음에 가졌던 궁금증은 모두 풀렸습니다만 마지막 댓글을 보니 고뇌에 빠져버렸습니다.

    "전자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는 말이 "수많은 증거가 전자의 존재에 부합한다"라면, 결국 "전자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라는 말은 실제로 전자가 존재한다는 말이라기보다는 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이 수많은 증거에 부합하는 가장 합리적인 해석이다라는 말이다"라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까요?

    어쨌든 지금까지 토론(?) 영광이었습니다. 제가 이론물리학자와 물리학을 논하다니.. ;;
  • Freely 2009/09/19 19:09 #

    Success한 이론이 의미하는 바는 많은 실험과 경험에 의한 검증이 끝난 이론을 의미하는데 물리학 이론의 기반은 여기에 속합니다.
  • ExtraD 2009/09/20 03:03 #

    복잡하게 내용을 썼지만 실은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TV를 통해서 본 교황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과 예를 들어 입자가속기의 디텍터를 통해서 본 top quark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본질적으로는 동등하다고 봅니다. 물론 입자가속기의 디텍터가 TV보다 훨씬 정밀한 장비라는 차이가 있겠습니다.
  • Phaidros 2009/09/18 23:42 #

    재미있고 유익한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저도 앞에 RedPain님과 비슷한 질문을 드리고 싶었는데요...
    "빅뱅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라는 말씀이, 우주의 배경 복사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빅뱅 이론이 "거의 유일"하다는 뜻인건가요?

    비교를 하자면 앞에 Redpain님이 예로 드신 진화론은, 지구상의 생명 현상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이론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생명체는 무기물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므로 그러한 전제를
    인정하는 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하게 "과학적인 태도"는 진화론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에서든 다른 뜻에서든 현대 과학이 빅뱅 이론을 우주의 기원에 대한 거의 유일한 이론으로 보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 ExtraD 2009/09/19 01:00 #

    제대로 작동하는 유일한 이론으로 '표준우주모형'이라 일컫습니다.

    한가지 .. 빅뱅 이론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이론이 아니라 우주의 진화에 대한 이론입니다.
    어떻게 팽창하고 있으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기술하는 거죠.

    우주의 기원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어떤 확실성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물리학으로는 우주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주의 탄생 직후 (대략 10^-23초 이후)에 대해서는 실험으로 검증된 입자물리학적을 갖고 있으며 어느 정도 확실성을 가진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10^-23초 이전에 대해서 알아내고자 하는 것이 LHC실험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해도 괜찮겠습니다.
  • 2009/09/23 23:3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ExtraD 2009/09/24 10:50 #

    hbar = 6.582 X 10^{-22} MeV s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추천 읽을 거리(click!)


-대칭성의 자발적 붕괴
-대학원생을 위한 조언
-차원변환(DT)
-중성미자가 가벼운 이유 (1, 2, 3)
-힉스입자가 발견되면 좋은 점
-물리학자의 나이와 전성기
-시드니 콜만의 전설적인 강의

mathj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