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온라인 동호회들이 참 많다. 전문지식을 가지고 상당한 수준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정성스레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말하자면 어설프게 설렁설렁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그들인데 물론 돈도 솔찮게 들 것이라는 건 명백해보인다.
그런데 또 지나치면 안하니면 못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경우도 눈에 보인다. 초보때는 '가격대비 성능비' 라거나 'affordable한 금전적 한계' 따위가 결코 관과할 수 없는 요소가 되는데 한계를 넘어간 이들은 초심과 달리 '질적 향상'이 아니라 그냥 '다름'을 즐기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걸로 보인다. 심지어는 더 못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하니까.
그래도 그건 문제가 아니다. 저마다 자신의 가치관이 있고 질적 향상이던 단순한 차이던 즐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데 있다.
바로 설렁설렁 즐기는 사람에 대한 몰이해와 비하다.
얼마전 모 자전거 동호회 게시판에 어느 분이 '30만원 미만으로 출퇴근에 쓸 자전거를 추천해 주세요'하고 글을 올렸다.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다.
그런데 거기에 달린 덧글들이 희한하다.
'소라급 (자전거 부품 전문회사 Shimano의 기어 유닛 등급: Sora) 이상으로 사세요. 어설픈 거 사면 나중에 업그레이드 하느라 돈이 더 많이 듭니다'
'사람들 피해다녀야하는 인도 말고 편한 도로로 달릴 수 있는 로드 바이크로 가세요. 20분 넘게 걸리던 길이 이제 12분이면 갑니다'
등등등
결국 덧글을 다는 이들에게 30만원 미만으로 슬슬 다닐만한 자전거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저질로 비쳐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세상 사람의 몇 퍼센트가 시마노사의 등급까지 알아가며 자전거를 타나? 서울 사람 몇 퍼센트가 출근길에 로드 바이크를 끌고 차도를 질주하나? 도대체 출근길 20분을 12분으로 줄이기 위해 자전거와 용품 그리고 악세사리에 기백만원을 들이고 또 차도로 다니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선의로 조언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 본인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것이고 또 조금씩 조금씩 자전거에 대해 알아가면서 결국 수백만원을 투자한 자신의 이태리제 풀카본 수입 자전거가 너무나 사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어설픈 초보가 언덕길이 많은 자신의 출근길에 자전거를 끌고 나갈 것이라고 말하니 얼마나 도와주고 싶었겠나.
...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물리학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보니 순진하게 접근하는 -디테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현대물리학의 성과에는 지적인 관심이 있는- 초보자에게 똑같이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이 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세상엔 설렁설렁이 좋은 것도 있다. 단, 물리만 빼고. :-)
말하자면 어설프게 설렁설렁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그들인데 물론 돈도 솔찮게 들 것이라는 건 명백해보인다.
그런데 또 지나치면 안하니면 못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경우도 눈에 보인다. 초보때는 '가격대비 성능비' 라거나 'affordable한 금전적 한계' 따위가 결코 관과할 수 없는 요소가 되는데 한계를 넘어간 이들은 초심과 달리 '질적 향상'이 아니라 그냥 '다름'을 즐기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걸로 보인다. 심지어는 더 못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들이기도 하니까.
그래도 그건 문제가 아니다. 저마다 자신의 가치관이 있고 질적 향상이던 단순한 차이던 즐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데 있다.
바로 설렁설렁 즐기는 사람에 대한 몰이해와 비하다.
얼마전 모 자전거 동호회 게시판에 어느 분이 '30만원 미만으로 출퇴근에 쓸 자전거를 추천해 주세요'하고 글을 올렸다. 지극히 정상적인 질문이다.
그런데 거기에 달린 덧글들이 희한하다.
'소라급 (자전거 부품 전문회사 Shimano의 기어 유닛 등급: Sora) 이상으로 사세요. 어설픈 거 사면 나중에 업그레이드 하느라 돈이 더 많이 듭니다'
'사람들 피해다녀야하는 인도 말고 편한 도로로 달릴 수 있는 로드 바이크로 가세요. 20분 넘게 걸리던 길이 이제 12분이면 갑니다'
등등등
결국 덧글을 다는 이들에게 30만원 미만으로 슬슬 다닐만한 자전거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저질로 비쳐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실 세상 사람의 몇 퍼센트가 시마노사의 등급까지 알아가며 자전거를 타나? 서울 사람 몇 퍼센트가 출근길에 로드 바이크를 끌고 차도를 질주하나? 도대체 출근길 20분을 12분으로 줄이기 위해 자전거와 용품 그리고 악세사리에 기백만원을 들이고 또 차도로 다니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선의로 조언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 본인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것이고 또 조금씩 조금씩 자전거에 대해 알아가면서 결국 수백만원을 투자한 자신의 이태리제 풀카본 수입 자전거가 너무나 사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어설픈 초보가 언덕길이 많은 자신의 출근길에 자전거를 끌고 나갈 것이라고 말하니 얼마나 도와주고 싶었겠나.
...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물리학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보니 순진하게 접근하는 -디테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현대물리학의 성과에는 지적인 관심이 있는- 초보자에게 똑같이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이 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세상엔 설렁설렁이 좋은 것도 있다. 단, 물리만 빼고. :-)






덧글
초록불 2009/08/17 22:03 # 답글
단, 역사학만 빼고... ^^;;(이후 비슷한 댓글이 쇄도하리라 예상합니다.)
ExtraD 2009/08/17 22:08 #
아하하하!!
2009/08/17 22:0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xtraD 2009/08/17 22:08 #
취미니까 어쩔 수 없을 듯.
카니발 2009/08/17 22:17 # 답글
게임 설정 같은 경우는... 설렁설렁 아는 걸 괜히 잘 아는 척 하는게 문제가 되는 것 같더군요. 역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그런고로 설렁설렁 아는 1人은 그냥 설렁설렁 알고만 지내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ㅁ=
RedPain 2009/08/17 22:23 # 답글
경제학은 사람들이 설렁설렁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1. 열심히 일하고 아껴쓰고 저축을 많이 한다고 부자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
2.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가 필수적이다.
3.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다. 고로 위 두 명제는 학파, 또는 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흠... 이 정도 만이라도...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분들에게 공격을 많이 당해서...
너구리 2009/08/17 22:38 #
3. 경제는 과학이 아니지만 경제학은 과학입니다.
RedPain 2009/08/17 23:25 #
3번 명제는 좀 명확하지 않았군요.3. 경제학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고로 위 두 명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현상에 대해 학파 또는 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
versilov 2009/08/20 18:40 #
3번은 경제학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정도로 바꾸면 되겠네요 ^^
너구리 2009/08/17 22:38 # 답글
저도 비슷한 경험이.. 거의 매일 오후에는 산책을 나가는데, 산책다니며 편하게 쓸만한 야외용 렌즈 저렴한거 추천해달라고 DSLR 동호회에 질문을 올렸는데, 기왕이면 칼짜이즈로 바로 가야한다던가, 고급렌즈 아니면 화질 다 거기서 거기라던가.. OTL
모모 2009/08/17 22:39 # 답글
생물학도 빼고요...근데 설렁설렁 알려고 하는 건 별로 문제가 안 되늰데, 그게 역으로 돌아오면...
(창조과학이라던가 창조과학이라던가 창조과학이라던가....)
운향목 2009/08/18 09:07 #
창조설화 아니었나요[..] (왠지 슬픔)
키시야스 2009/08/17 22:55 # 답글
건프라만 빼고....덕질만 빼고....이쯤되면 크헝헝...
육봉철 2009/08/17 23:10 # 삭제 답글
생업이 열정 바칠만한 가치가 없어서들 그러시는지 취미에 목숨거는 분들 참 많죠! 정치판만 미쳐 돌아가는게 아니라 사회도 참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걸 체감하는 요즈음 입니다
별아저씨 2009/08/17 23:31 # 답글
음악과 오디오만 빼고 -_-
Alias 2009/08/17 23:32 # 답글
보통 5만원짜리 자전거와 50만원짜리 자전거는 확실히 차이가 크지만, 50만원짜리와 500만원짜리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죠. 사실 자전거 무게 1키로 줄일려고 돈백만원 쓰느니 살을 1키로 빼는게 낫습니다..-_-;예전에 싸구려 철티비에 클릿도 없이 평페달로 업힐대회 1등 먹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 때 참가자들 반응은 한결같이.... "역시 엔진(허벅지)이 쎈 놈이 진리....-_-"
ExtraD 2009/08/18 03:15 #
그러니까 가벼운 (고가의) 엠티비들을 모두 이기고 철티비의 사나이가 우승을 했다는 거죠?대단하네요.
asianote 2009/08/17 23:42 # 답글
너무 엄격하면 재미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 이 글을 쓰는 이 asianote는 그런 점에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듯. (extrad님 블로그에서 고해성사를 하는군요.)
The Nerd 2009/08/18 00:21 # 답글
전공자/혹은 전문가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관대하고 인자할 필요가 있지요. :)엄격함은 그걸로 같이 밥벌어먹는 사람들끼리만...
Niveus 2009/08/18 00:26 # 답글
뭐 어느정도 선까지는 이해해주려고 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사람들이 좀 많죠...;;;저도 자전거로 질문했을때 원 목적이었던 30만원이하에 맞춰 추천해준분이 3분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로드바이크중 저렴한건 딱 30정도에 살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한테 추천 들어온것중 딱 30만원짜리가 있었거든요 -_-;;;)
그리고 경영학이랑 IT도 설렁설렁은 좀;;;
ExtraD 2009/08/18 03:17 #
30만원짜리 로드바이크가 요사이엔 찾기 힘들겠죠? 아주 낡은 중고가 아니라면..그래도 3명이 추천을 해주셨다면 3/n은 질문에 맞게 답을 해주신거네요. ^^
ㅋㄹㄷ 2009/08/18 00:50 # 삭제 답글
세상은 니가 아는만큼만 보이는거야.나도 그렇고.'ㅅ'
snowall 2009/08/18 01:23 # 삭제 답글
저는...웬만하면 대충 넘어갑니다.누군가 저에게 논리적으로 엄밀하기를 바라면서 주제를 꺼내지 않는 한...
최근 제 블로그에서 제 전공도 아닌 정수론...그것도 산수 수준의 문제를 놓고 너무 처절하게 논쟁중이라 글이 너무 와닿네요...-_-;
ExtraD 2009/08/18 03:20 #
산수 문제야 논리적으로 엄밀해야할 문제니까 그럴 수 있겠네요.
와니 2009/08/18 09:45 # 답글
설렁설렁이란게 전 가끔 긍정적인 거라고도 생각이 되요..그렇게 즐긴다는 거니까요..진지하게 임하면 즐기는 차원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듯한..ㅋ
아이들이 설렁설렁이라도 물리를 즐겨주었으면..주변을 바라보는 시각에 물리학적 사고방식이라던가..지식이 조금씩 반영이 된다면 더 재밌을텐데..하는 생각을 해봐요..^^
아이 2009/08/18 09:58 # 답글
모두가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는데..다들 아는 것을 과시하고 픈 욕구도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ExtraD 2009/08/19 10:28 #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기꺼히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는 전문가에겐 감사해야죠.
문제는 '전문가입네'하는 실은 '일종의 속물'들의 편향된 시각과 부적절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문가의 가치를 100% 인정하는 사람이에요.
Irmat 2009/08/18 10:46 # 답글
소형차를 구입할 일이 있었는데 똑같은 경험을 했었지요... 자신의 만족보다는 과시를 위한 만족에 빠져드는게 아닌가 싶은... 카메라쪽은 더욱더 심하더라구요. 공감합니다...
새벽안개 2009/08/18 11:16 # 답글
세상에는 2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나는 썰렁썰렁 대충대충 알아서 인생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철저하게 제대로 해야 하는 사람들이죠. 예전에는 이 두종류의 사람들이 다른 세계에서 살았는데, 요즘 두개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난감한 상황이 벌어져고 있는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런 혼란이 계속될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꼬깔 2009/08/18 13:47 # 답글
그러고보니 정말 가끔은 단순한 것이 좋은 듯합니다. 저보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ㅠ.ㅠ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나중에 생각한 것을 사도 찜찜함이 밀려와 말입니다. (마음에 담았던 것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ㅠ.ㅠ
ExtraD 2009/08/19 10:32 #
자신에게 딱 맞는 것을 스스로 판단해서 구입한 경우라면 자신이 가장 전문가가 되는 거죠.
moonslake 2009/08/18 14:58 # 답글
의학도 설렁설렁하면 안됩니다....^^;;저는 왠지 취미도 설렁설렁하면 안될 것 같아서....아예...시작을 안합니다.... --;;ㅋ
ExtraD 2009/08/19 10:31 #
저도 뭘 하게 되면 설렁설렁은 잘 안되더군요.뭔가를 제대로 아는 것만큼 즐거운 것도 드물죠.
사랑하는 정도에 관한 문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