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이바의 건담과 인간형 로봇 물리 이야기



건담은 인간의 신체비율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채 크기만 커진 소위 '인간형 로봇'이다. 건담 애니매이션을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건담과 자쿠 프라모델은 만들어본적이 있는데, 늘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멋지다!

그런데 이렇게 인간의 신체비율을 유지한채로 커져버린 로봇이 실제 가능할까?

간단히 계산을 좀 해보자. 우선 건담의 키가 대충 사람보다 10배라고 하자. (실제로는 좀 더 될 것 같다.) 그렇다면 같은 신체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체적은 1000배가 된다.

사람과 같이 유기체가 아닌 금속으로 만들어진 건담은 체적대비 질량, 즉 밀도가 물로 만들어진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질량은 인간보다 수천배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한가지만 고려해보자. 바로 머리.



인간의 머리는 단단한데 그 이유는 키 높이에서 자유낙하했을 때 박살이 나지 않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인간 정도의 뇌용적을 가진 동물이 직립하여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건담도 마찬가지다. 건담의 머리는 인간의 해골보다 훨씬 단단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소한 사고로도 머리가 박살이 나서 더이상 애니메이션에 출연할 수 없게된다. 물론 건담의 머리가 인간의 머리만큼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적어도 뽀대가 나지 않아 더이상 주인공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키보다 10배 높이의 예를 들어, 3000배 무거운 머리가 가지는 중력에너지는 30000배에 달한다. 그 30000배의 에너지가 운동량으로 바뀌어 바닥과 충돌한다면 그 충격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5층 높이에서 자유낙하하는 보통 크기보다 훨씬 큰 강철 엘리베이터에 깔리는 걸 한 번 상상해보라.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그 30000배의 중력에너지를 가지는 머리통을 지탱해줄 목 그리고 그것을 다시 지탱해줄 몸통과 그리고 최종적으로 다리는 당연히 인간 정도의 키와 무게에 맞게 진화한 뼈와 근육의 비율과 비교할 수 없이 두껍고 강해야만 한다. 문제는 두껍고 강하면서도 동시에 무게는 무겁지 않아야한다는 근본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가만히 서있을 때 이야기다.



이제 이 물건이 움직여야한다. 빠르고 강하게. 사실 움직이는 정도가 아니라 날아다녀야한다. 마치 사무라이와 같이 광선검을 휘둘러 상대 로봇의 목을 베야한다.

이제 로봇의 몸체에대한 요구사항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이상을 생각해보면 사실상 인간 비율로 거대 로봇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건담은 오다이바에 서서 목이 돌아가고 눈이 반짝이는 정도로만 사람들의 로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걸로 보인다.

** 도쿄를 방문하실 분이라면 신쥬쿠와 하라쥬쿠의 백화점과 신기한 (사실 그리 미적이진 않은) 화장을 한 젊은이들 구경하는 것 말고도 볼 거리가 있다는 걸 잊지 마시길. (건담을 볼 수 있는 건 몇 달 한정이라고 들었는데 확실한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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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reely 2009/08/10 21:31 # 답글

    건담은 기본적으론 우주환경에서 인간처럼 자유롭게 활동할수있는 - 더불어 전함급의 파괴력을 지니기 위해서 제작된 녀석이기도 하죠..
  • ExtraD 2009/08/10 21:33 #

    그것 아주 중요한 포인트네요.
    만약 지구보다 중력이 훨씬 약한 곳에서 활동한다면 인간형 로봇도 충분히 유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는 둘째치고요.
  • 아일턴 2009/08/10 21:47 # 답글

    흠... 우주에서의 함대전이나 모빌 슈트들의 전투 자체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
    사방에서 날아드는 폭발 debri를 막아내려면... 진짜 에너지 필드가 필요할지도...
  • ExtraD 2009/08/10 21:49 #

    폭발 잔해를 막을 정도로 에너지 필드를 전개하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 소스가 필요하겠군요.
  • asianote 2009/08/10 22:01 # 답글

    사실 로봇보다는 곤충들이 구조적 안정성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먼 산)
  • ExtraD 2009/08/10 22:07 #

    우주닭(cosmic chicken)도 있죠.
  • asianote 2009/08/10 22:16 #

    저그의 우월성을 인정하지 않으십니까? (농담이에요)
  • ExtraD 2009/08/10 23:23 #

    저는 테란~
  • Carrot 2009/08/10 22:05 # 답글

    사실 건담 머리 없어도 됩니다. 턴에이 건담 정도로 가면 머리 박살 나고, 빼놓고 잘만(...) 돌아다니는 녀석을 애니메이션 곳곳에서 볼 수 있죠. 사실 건담이라는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 이유가 건담 애니메이션 내부의 괴(...)물리학 이론인 미노프스키 입자론 때문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기에 만약 현대적인 우주 병기가 등장한다면 굳이 건담 같은 병기는 필요 없겠지요.

    하여간 건담 자체가 공학적으로 무리이긴 합니다, 정말로.
  • ExtraD 2009/08/10 22:07 #

    '미노프스키 입자론'이 LHC에서 발견되어야겠습니다. ^^
  • yy 2009/08/10 22:31 # 삭제 답글

    공상과학대전이라는 만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84937X

    정의와 악이 힘을 모아 물리학의 법칙과 싸우는 눈물겨운 이야기 입니다. ㅎㅎ
  • ExtraD 2009/08/10 23:18 #

    서점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재밌던데요.
  • 깐죽깐돌이 2009/08/10 22:39 # 답글

    다리는 장식일 뿐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잘 모르죠...(응?)
    우주에서 사용하는 병기이니 굳이 다리가 있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죠.
  • ExtraD 2009/08/10 23:19 #

    착륙은 해야하니 다리가 아니더라도 뭔가가 있긴해야겠죠.
  • 자연풍선생 2009/08/10 22:50 # 답글

    제가 알기론 태풍 오기전에 철거한다고 하더군요.. 빨리 보러가야 하는데 교통비가 편도만 천엔이 넘어서..ㅠ.ㅠ 망설여 집니다..ㅠ.ㅠ
  • ExtraD 2009/08/10 23:19 #

    천엔*2 정도 들이셔서 오다이바를 즐기시는 것도..
  • 개미탐험가 2009/08/10 23:07 # 삭제 답글

    건담과 동일한 기체를 당장 만드는 것은 힘들겠지만... 재료나 동력 기구 등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비슷한 것은 만들 수 있을거 같아요.. 돈이 문제겠지만.. ^^
    말의 몸둥이보다 매우 작은 자동차 엔진들이 몇 백 마력을 내는 것을 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ExtraD 2009/08/10 23:21 #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

    매우 작은 엔진에 딸린 커다란 석유통도 무시할 수 없을테지만 구조적으로 어려워보여서요.
  • 밀리네스 2009/08/10 23:15 # 답글

    뭐,... 설정을 보면
    전함간의 장거리 포격전이 주를 이루던 전술이, 레이다를 무력화 시키는 미노프스키 입자로 인해 무용지물이 되었고, 근거리 시계내 전투로 전술이 변하던중, 전력이 열세이던 지온이 고속 고기동성을 가지는 소형 ms의 운영으로 절망적일정도의 전력차를 극복하고 지구 연합군을 압도하자 이게 충격 받은 지구 연합도 ms 개발 개획을 세운게 건담이죠..
    고속 고기동성이 요구되는것은 단순히 비행기 형태의 빠른 접근은 컴퓨터에 의해 이동경로가 쉽게 예측당해 화망 사격으로 접근조차 못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것이고, 고기동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심축을 중심으로 아주 빠르고 예상이 어려운 방향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이를 위해서는 벡터의 축과 방향을 다양하게 변경시켜 갈 필요가 있고, 이런 복잡한 동작을 인간이 인지하며 컨트롤해내기 위해서는 인간 자신의 몸을 다루는 듯한 감각이 필요하여 인간형 ms인 자쿠가 만들어지게 된거죠.
    3배 빠른 샤아가 대단한 이유는, 일단 우주에서 눈에 잘띄는 색상을 기체색으로 하여 공격을 자신에게 모으고, 다른 자쿠들보다 3배 빠르게 움직여서 고위험판정을 자신에게 가져오면서도, 빠른 속도에 따르는 증가된 관성에 의해 쉬워진 경로 예측 화망 사격을 피해내며 적 함정을 격파하는 에이스 이기 때문이죠.
    ....
    라는 설정들이 있기는 합니다. ^^
    뭐 어떻게든 그럴듯하게 해보려는 제작진의 눈물나는 설정 쥐어짜기가 있었던거죠 ^^
  • ExtraD 2009/08/10 23:18 #

    진짜 재밌을 것 같은데요!
  • 실피드 2009/08/10 23:44 # 삭제 답글

    그 놈의 관성이 뭔지.. 말로는 쉬운 '관성제어'가 가능해져야 저 놈도 좀 훨훨 날아다니겠지요? ^^
    파일럿이 고기다짐이 되지 않으려면요.
    (.... 저런 놈이 애니메이션에서처럼 부스터를 쓰면서 마구 고속 기동을 한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그래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군요. ^^;
  • molisato 2009/08/11 00:30 # 삭제 답글

    저희 로봇 운동학 교수님도 그러셨죠...안만드는게 아니고 못만드는거라구요 -ㅅ-;;;
  • bhoonkim 2009/08/11 00:33 # 답글

    개인적으로 크기를 떠나 어떠한 인간형로봇이든 인간형 로봇 전체를 바보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인류의 창조를 목표로 하지 않는한 특별한 목적에 맞는 로봇을 만드는게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인간형 로봇은 인간(특히 남자들에게)로망인 듯합니다.. 특히 일본은 더심하구요.. 그래서 소니가 휘청하는데 인간형 로봇도 크게 일조했죠..
  • 랜디 2009/08/11 02:02 # 답글

    문라이트 마일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오죠.

    '하긴, 비현실적인 두발 로봇을 만들고 싶어하는 나라는 일본뿐이지'

    올드 건담 매니아 아저씨들일수록 모빌슈츠의 '과학성'에 대해 죽어라고 열변을 토하기는 하는데,

    아무리 애정을 퍼부어봤자 기본적으로 미노프스키라는 사상누각... -_-;
  • 쓰레기청소부 2009/08/11 03:19 # 답글

    우주에서는 위아래 구분도 없고 중력도 미미하므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더 무섭게 적용되죠. 서로 크로스 카운터 펀치라도 날리면 둘 다 멀어지면서 우주의 별이 되겠지요. 다시 추진력으로 다가와서 펀치 교환 별이 됨...반복
  • RedPain 2009/08/11 07:17 # 삭제 답글

    늘 숨어서 구독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오늘은 글을 읽다가 웃겨서 댓글을 남기게 되네요.

    일반인들은 "머리가 키높이에서 자유낙하했을 때"라는 표현보다는 "넘어졌을 때"라는 표현을 많이 쓴답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제가 밀있는 유행어임.)

    "머리가 키높이에서 자유낙하했을 때", 저도 쓰고 돌아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 아일턴 2009/08/11 08:34 #

    ㅋㅋ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물리 용어로 풀어쓰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죠 ^^
  • BackToT 2009/08/11 09:19 # 삭제 답글


    아무도 저 쇳덩이안에 조종사의 안위는 생각하지 않는군요. 그런것이지요.

    일단 만들면서 서너 세트의 파일럿은 잡고 가는겁니다. 탄생했을때쯤엔

    그나라의 최상급 클래스인 테스트 파일럿 일개 비행단을 전멸 시킨 전과를

    가지고서 나타날지도 ...
  • moonslake 2009/08/11 09:56 # 답글

    몇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나서...

    우선 애들의 경우 몸통에 비해 머리가 큽니다. 어른의 몸통:머리 비율과 애들의 몸통:머리 비율을 생각해보세요. "머리가 키 높이에서 자유낙하 했을때" 어른보다 애들이 머리를 잘 다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애들 머리는 건담과 달리 딱딱하지 않습니다. (뼈와 금속 중 어느 것이 강도가 센지 몰라서 직접 비교하기 어렵긴 한데....) 어쨌든 어른에 비해서 애들 머리는 훨씬 무르고 유연합니다. 그래서 두개 골절은 잘 안생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두개강에서 뇌가 차지하는 용적의 비율이 어른에 비해 높기 때문에 두개강 내 손상은 쉽게 생기기도 합니다.

    결론은 건담의 머리는 크게 만들되 껍질을 유연하게 만들고 내용물을 적게 넣으면....... 넘어져도 고무공처럼 통통 튀어오르는 ..... 그런 머리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순전히 농담입니다. ^^;;
  • 엘레시엘 2009/08/11 14:00 # 답글

    간단한 해법으로...넘어져서 박살나도 문제가 없게 껍데기만 만들어서 올려놓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그럴꺼면 뭐하러 머리를 다냐는 태클은 패스하겠습니다. 인간형이어야 로망이잖아요 >_<!)
  • 키시야스 2009/08/12 19:11 # 답글

    건담의 머리는 고작 메인 센서에 불과합니다. 그거 없어도 뉴타입들은 잘 싸우더군요...(퍼스트 건담의 LAST Shooting)

    아 그리고 건담의 세계관상 미노프스키 입자(일단 뉴트리노 + 상상력 가미)는 입자 농도에 따라서 레이더를 방해하기 때문에 시계거리상의 전투를 한다는 설정입니다..그리고 우리 만능 입자 미노프스키 입자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담의 만능 재료....OTL
  • 지나가다 2009/08/13 16:53 # 삭제 답글

    건담의 설정에서 이족 보행 병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미노프스키 입자나 건담 세계관 속에서의
    사회적인 배경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AMBAC 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로봇의 팔/다리 움직임만을
    사용해서 그에 따른 관성력으로 기체 전체의 자세를 제어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극도로 비현실적인
    그 복잡한 팔다리 관절들을 만들었다는 거죠. 이로 인해 우주 공간에서 최소한의 연료 사용만으로
    기존의 전투기 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의 기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구요.

    사실 건담에서 가장 현실적인 기체는 둥그런 외형에 단순한 관절의 팔과 주포만을 장착한 '볼' 이지만,
    건담의 설정에선 AMBAC 의 부재로 인해 예측 가능한 움직임밖에 보일 수 없어서 쓸모없다는 것이죠.
  • 지나가다 2009/08/13 17:05 # 삭제 답글

    그리고 건담의 머리는 본체와 무관한 방향에서 기능할 수 있는 구조의 메인 센서입니다.
    M1A2 전차의 핵심 특징인 전차장용 독립 열영상장비 (CITV) 와 동일한 형태라는 것이죠.

    그나저나 이런 설정들 지어내느라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했을 사람들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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