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특집 기사 '여분의 차원' 물리 이야기

최근 LHC 특집 기사가 [한겨레]에 연재되고 있습니다. 이번 특집기사는 제가 썼어요.

7/24/2008 한겨레신문, [링크]


본문중에 한가지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아래를 보세요.

"양자역학에 따르면, 여분 차원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입자는 아주 작은 여분 차원의 크기에 반비례하는 질량을 지닌 무거운 입자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부분입니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공간을 3개의 '보통 차원'에 1개의 '원' 모양 여분 차원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니까 3차원 공간상의 모든 점에 실은 매우 작은 1개의 원형 고리모양 여분 차원 방향이 하나 더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시간까지 고려한 전체 공간은 몇 차원일까요? 네 5차원이 답이되겠습니다.

이제 5차원 시공간을 움직이는 점입자를 생각해봅니다. 당연히 이 입자는 5차원 시공간의 운동량-줄여서 '5-운동량'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을 가질 수 있습니다. 5-운동량은 5차원 공간의 벡터이므로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편의상 빛의 속도, c는 1 로 두었습니다.)

P = (E, Px, Py, Pz, Pw)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운동량의 첫번째 성분은 이 입자의 에너지(E) 입니다. Px, Py, Pz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x, y, z 방향으로의 운동량입니다. 그리고 Pw는 여분 차원 방향의 운동량을 뜻합니다. 그리고 5-운동량의 내적은 다음과 같이 정해집니다.

P.P = E^2 - Px^2 - Py^2 -Pz^2 - Pw^2

그런데 이 입자와 함께 움직이는 좌표계에서 이 값을 측정하면 운동량값이 정확히 0이 되기 때문에 '정지 에너지' 혹은 '고유 질량'이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5-운동량의 내적을 질량 제곱으로 둘 수 있습니다.

P.P = M^2

여기서 어떤 소립자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차원 공간방향으로는 운동량이 없고 오직 여분차원 방향으로만 있는 경우를 생각해봅니다. 이 입자의 5-운동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P = (E, 0, 0, 0, Pw)

다시 내적을 구해봅시다.

P.P = E^2 - Pw^2

그런데 P.P=M^2 이므로,

E^2 = M^2 + Pw^2

을 얻게됩니다. 여기서 Pw^2 이 M^2에 부가된 질량처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결론중 하나입니다.

[1] 여분 차원 방향의 운동량은 부가 질량으로 보인다.


그런데 양자역학에 따르면 유한한 길이를 가지는 공간에 속박된 입자의 운동량은 그 길이에 반비례한 값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길이가 L인 포텐셜 우물에 갇힌 입자가 가질 수 있는 운동량은 1/L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값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허용되는 Pw 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Pw = n/L, (n =0,1,2,..)

n=0인 경우는 5번째 차원 방향 운동량이 0인 경우에 해당하고, 1/L에 비례하여 보다 높은 '여기상태 (excited state)'가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모든 여기상태들이 다름아닌 '칼루자-클라인 입자'에 해당하는 것이죠. L이 작으면 작을 수록 1/L 값은 커지고 칼루자-클라인 입자가 무거워진다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분의 차원이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오직 무거운 칼루자-클라인 입자만이 존재 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2] 칼루자-클라인 입자의 질량은 여분 차원의 크기가 작을수록 더욱 커진다.


이상입니다.

핑백

  • 餘分D: physics and fun : 한겨레 [LHC 특집기사-3탄] 2008-07-31 13:45:01 #

    ... 한겨레신문 특집기사 청탁을 받아 작성한 첫번째 기사에 이어, 두번째 기사가 나갔습니다. copyright 때문에 직접 옮겨오진 못했습니다. 제가 쓴 글이라도 제 블로그에 옮겨오기 위해선 사용료를 지불해야하는 모양이에요. 아무 ... more

  • 餘分D: physics and fun : ExtraD소개 2009-05-16 09:11:49 #

    ... ][과학동아] 7월호 기고[중앙일보] 인터뷰, 블로그 소개, 7/15/2008: [Link][한겨레] 기고, 7/24/2008 "삼차원 이상의 공간존재 밝힐까?" :[Link], [관련포스팅][Physorg.com] 해외 인터뷰, 7/25/2008 "Proposed Particle Help Explains Odd Galactic Photons" By Laura ... more

덧글

  • polarnara 2008/07/24 10:59 # 삭제

    그러면, LHC를 이용해서 칼루자-클라인 입자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게 되나요? 댓글로 간단한 설명이 되는 질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진이 제가 상상하고 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신데요 ㅎㅎ
  • ExtraD 2008/07/24 11:08 #

    예를 들어 무거운 빛입자 따위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무거운 입자인데 다른 모든 성질은 빛과 같은 입자.

    실제로 어떤 칼루자-클라인 입자가 LHC에서 발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분 차원의 모양과 고차원 공간에서 입자의 움직임에 대한 단서가 없기 때문이죠.

    무거운 중력자, 무거운 빛입자, 무거운 글루온 입자, 무거운 빛 입자, 무거운 쿼크 등이 물리학자들이 주로 고려하고 있는 입자들입니다.
  • 누리 2008/07/24 11:10 #

    3차원 넘어가면 너무 어려워서 이해가 잘 ^^
    아마 링크하신 기사의 댓글 질문에 대한 답인가 보군요.
  • ExtraD 2008/07/24 11:14 #

    3차원 공간에 적응하여 진화한 생명체인 인간 인식체계의 한계 때문에 엄밀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수학에 기댈 수 밖에 없어요.

    댓글에 대한 답도 되고, 가자님께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셨는데 허용된 기사량이 짧아서 저도 아쉽게 생각한 부분이라 조금 보충해 보았습니다.
  • 시퍼렁어 2008/07/24 12:45 # 삭제

    소립자와 칼루자-클라인 입자는 별개의 것인가요? 아니면 같은건데 차원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기 위한 별개의 명칭인가요?
  • ExtraD 2008/07/24 16:06 #

    소립자 혹은 입자는 보통 'elementary particle' 즉 더이상 나누어 쪼개지지 않는 입자를 의미합니다.

    칼루자-클라인 입자는 여분 차원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입자의 '질량 고유상태'로 나타낸 것을 의미하구요.

    따라서 소립자 중에서 고차원 공간으로 전파하는 입자는 칼루자-클라인 입자로 나타낼 수 있게됩니다. 여분 차원 쪽으로 운동량이 클수록 더 무겁다는 것은 본문에 설명드린바와 같아요.

    왠지 쉬운 이야길 어렵게 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 시퍼렁어 2008/07/24 22:38 #

    아 이해 되었어요 !! ^^
  • 추유호 2008/07/24 13:48 #

    한겨레 구독자입니다. :) 그 기사 봤습니다만, 이 블로그 주인님이랑 동일인물인줄은 전혀 눈치 못챘네요. ㅎㅎㅎ
  • ExtraD 2008/07/24 16:07 #

    에..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캬하하하 2008/07/24 14:22 # 삭제

    잘 읽어보았습니다~

  • ExtraD 2008/07/24 16:07 #

    감사~
  • 시드 2008/07/24 14:33 #

    음 내적을 저럴때도 쓰는군요. 재밌게 봤습니다 ^^
  • ExtraD 2008/07/24 16:09 #

    벡터 내적이 스칼라량이 되어 좌표계와 무관하게 정의되는 물리량이 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에요.
  • 우와 2008/07/24 23:34 # 삭제

    LHC에서 여분차원의 증거를 발견하면

    아인슈타인 시절 시공간이 휘어져있음을 관측했던 것과 맞먹는

    엄청난 사건 맞는거겠죠???!!
  • ExtraD 2008/07/25 06:59 #

    시공간의 깊은 구조을 알아내는 것 만큼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비단 여분차원 뿐 아니라 초대칭성이나 그 어떤 새로운 물리학이 발견되더라도 1900년대 초반의 그것처럼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이 지난 20년보다 훨씬 흥미로울 수 있다는 신념에 입자물리학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답니다.
  • leestan 2008/07/25 08:07 #

    시간이 좀더 흘러 여분차원 뿐만 아니라 물질을 이루고 있는 기본적인 입자들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고 발전 되면 이 이론은 기술화하여 현재 생활에서 쓰이게

    된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뭐 이부분은 공학자들이 할 일인거 같지만

    결국 공학도 물리학을 기반으로 두니까 그냥 궁금해 지네요..
  • ExtraD 2008/07/25 10:16 #

    19세기 첨단 물리학인 전자기학이 20세기 문명을 만들었다고 하면 답이 될까요?

    기초 과학이 공학으로 이어져왔다는 것은 분명 역사적 사실이고, 이 흐름이 미래에 적용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 STGen 2008/07/25 12:49 #

    부가질량이라는 말에서 순간 멈칫했네요 ㅡㅡ; warped dim에서의 motion은 우리에게 관측되지 않으니까 정지했다고 가정하고 effective mass가 늘어나는 거 말씀하시는 거죠?
  • ExtraD 2008/07/25 15:50 #

    맞습니다. 말을 조금만 바꾸면 여분 차원으로의 운동 효과가 이펙티브 질량으로 나타난다는 거에요.
  • 치호 2008/07/27 10:23 #

    사진이 좀 포스있게 ^^;
    LHC 특집기사라니 굉장히 멋진 기획인 것 같아요. 물리학의 지식을 일반인의 언어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분이 ExtraD님 외에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_+ 하지만 신문 기사상에서는 아무래도 수학적인 기법을 이용한 부분까지 자세히 언급하기가 힘들다는 건 역시 많이 아쉽네요. 대중은 과학에 대해서 왜 그런가에 대해서 궁금해하기보다는, 그걸 가지고 어떤 걸 할 수 있느냐 혹은 밥 먹여 주느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렇구요. 좀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지면을 더 크게 할애해 줬으면 한다는 건 좀 욕심이 과한 걸까요 ㅎㅎ
  • ExtraD 2008/07/27 10:29 #

    흔들리는 손이 보이시나요? ㅋㅎ

    일간지에 이정도 지면을 할애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반가웠습니다. 다음주에 2탄이 나갈 예정이에요. ^^
  • Explore 2008/07/27 13:36 # 삭제

    우리가 관측한 여러입자들은 여분의 차원으로는 갈수 없는 입자입니까? 아니면 여분의 차원에서도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바닥상태에 존재하고 있는 겁니까? 후자에 속한다면 고에너지 전자가 여분차원의 n=1로 전이할 확률은 어느정도 됩니까? 그리고 작은 영역으로 갇혀있는 여분차원에서 입자가 n=1인 상태에서 바닥상태로 전이될때 어던 형태로 에너지가 방출 되는가요?

  • ExtraD 2008/07/28 08:09 #

    아직 실험적으로 여분차원의 성질이 밝혀진 바 없기 때문에 여러 입자들이 여분 차원으로 갈 수 있는지 없는지도 open problem입니다.

    하지만 시공간의 구조를 결정짓는 중력자는 여분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경우 일반적인 질량이 0인 중력자는 n=0 상태이고 무거운 칼루자-클라인 중력자 는 n>0인 상태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n>0 인 상태의 무거운 입자를 on-shell 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그 입자의 질량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 Explore 2008/07/27 13:53 # 삭제

    여분의 차원을 아주 특별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다면 여분의 차원의 운동량을 성분을 갖고 있는 클라인 칼루자입자(?)와의 상호작용으로 우리가 관측한 많은 입자들도 여분차원의 운동량을 가질 수 도 있지 않을 까요?
    예를들어 전자가 여분의 차원에서 여기상태에 있게 되면 매우 큰 질량을 갖게 될 것 같은데 이런 것은 한번도 관측이 되지 않았습니다.
    상호작용이 아주 아주 약하든지 아니면 여기상태로 지속되는 시간이 매우 매우 짧아야 될 것 같은데요..
  • ExtraD 2008/07/28 08:14 #

    칼루자-클라인 입자의 질량보다 더 큰 에너지를 동반한 실험을 통해 일반 입자와의 상호작용이 나타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분 차원의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서 칼루자-클라인 입자 중 가장 가벼운 입자가 안정한 입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5차원 방향의 운동량이 보존된다는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칼루자-클라인 포톤이 암흑물질의 좋은 후보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 Explore 2008/07/27 14:07 # 삭제

    양자역학적인 진공은 매우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이 쌍생성 쌍소멸을 반복한다고 들었습니다.
    갇힌 여분의 차원이 존재한다면 쌍생성, 쌍소멸되는 입자들은 연속적인 에너지를 갖는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갖는 입자들이 쌍소멸, 쌍생성되는 겁니까?
  • ExtraD 2008/07/28 08:16 #

    불연속성이 칼루자-클라인 입자의 질량의 불연속성으로 나타납니다.

    여분 차원의 크기를 L로 했을 때, (1/L, 2/L, 3/L...) 식으로 질량 패턴이 생기게 되며, 이 패턴을 가진 입자들이 발견되면 저는 여분 차원의 강력한 증거로 보겠습니다.
  • archifly 2008/08/06 16:22 # 삭제

    한겨레 칼럼을 흥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물론 이해하기 어렵지만.. ㅡ.ㅡ: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 점이..
    여분의 차원이론에서는 운동량이 부가된 질량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그럼 힉스 입자와는 상충되는 이론이 되는 것인가요?
  • ExtraD 2008/08/06 16:27 #

    힉스 입자와 상호작용을 통해 질량을 얻는 메커니즘과 여분 차원의 운동량이 양자화되어 칼루자-클라인 입자의 질량으로 해석되는 것은 서로 상충되지 않습니다.

    칼루자-클라인 입자가 힉스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여분 차원의 운동량에서 비롯된 질량+부가 질량을 가질 수 있습니다.
  • archifly 2008/08/06 16:48 # 삭제

    허걱! 이렇게 빠른 답변을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앞으로 스위스로 부터 들려 오는 소식에 몇년간은 귀가 쫑긋 할것 같습니다.ㅎㅎ
    더운 여름 건강 하시길 빕니다.
  • 거신병 2009/02/16 02:50 #

    몇 달 전 한겨레에 댓글을 달아 아무나에게 상술을 부탁했었는데... 몇 달만에 서핑하다가 필자의 응답을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은.... 반갑습니다... 잘 읽었고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추천 읽을 거리(click!)


-대칭성의 자발적 붕괴
-대학원생을 위한 조언
-차원변환(DT)
-중성미자가 가벼운 이유 (1, 2, 3)
-힉스입자가 발견되면 좋은 점
-물리학자의 나이와 전성기
-시드니 콜만의 전설적인 강의

mathj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