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양성자 발견의 장소 '베바트론' 사라진다 물리 이야기



베바트론(Bevatron)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LBNL)에 위치한 싱크로트론 입자가속기의 이름이다. 베바트론 이라는 이름은 `Billion electron Volt' 즉 10억 전자 볼트(=GeV)의 에너지로 양성자를 가속할 수 있는 입자 가속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6 GeV를 낼 수 있었다.

1954년을 시작으로 4개의 노벨상으로 이끈 이 입자가속기가 올 8월 철거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잔존 방사능 등이 환경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물리학의 무대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출 날이 머잖아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베바트론은 양성자를 자기장으로 궤도를 유지시키면서 전기장으로 가속하는 싱크로트론 머신인데, 가속된 양성자를 수천 톤에 달하는 철덩이 고정타겟에 때려서 그 때 생성되어 튕겨져 나오는 입자들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입자들 속에는 새로운 입자들이 숨어있을 수 있다. 실제로 가동 일년만인 1955년 새로운 입자들의 더미 속에서 반양성자를 발견하게 되는데, '모든 입자들은 반입자를 가진다'는 것을 증명해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959년 세그레와 챔버레인의 노벨상 수상은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후에도 반중성자, 파이온, 그리고 각종 '기묘(strange)' 입자들이 계속 발견되어 입자물리학의 새로운 '동물원(zoo)'시대가 열린다. 새로운 입자들의 해석과 그 상호작용의 연구는 그 후 입자물리학의 전성기로 이어지게 된다. (끈이론이 핵물리 이론으로 이때 제기되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재미난 일이다.)

1971년 베바트론은 무거운 이온을 쏘아 넣어줄 선형가속기와 콤비를 이루어 베바랙(Bevalac)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그 결과 주기율표상의 어떤 원자 핵이라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수 있게 되어 그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으며, 브룩헤이븐의 30 GeV 짜리 차세대 가속기가 등장하기까지 물리학 일선을 지키다가 1993년 마지막 미션을 마쳤다.

중고등학교 시절 물리 교과서에서 그 원리를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버클리랩을 방문했을 때 한 번 들러볼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베바트론의 뒤를 이은 테바트론 (Tevatron)도 이제 거의 마지막 미션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곧 LHC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선배 물리학자들의 수고가 마음에 와닿는다.

우리 세대 물리학자들은 어떤 발견으로 기억될까?

덧글

  • Neutron 2008/07/23 22:49 #

    한시대를 풍미했던 가속기들이 은퇴를 시작하는건가요?.
    이제 LHC,ILC의 시대...ㅋ
    테바트론 실험도 거의 끝나간다지만 요즘 경기침체로 FNAL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던데요...어찌될런지..
    TJNAF도 예산이 많이 삭감되서 12GeV업그레이드 진행만은 잘되기를 바라고 있죠.
  • ExtraD 2008/07/24 10:15 #

    적어도 고에너지 실험의 프론티어는 더이상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 된다는 큰 의미가 LHC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순수학문 분야를 비롯한 모든 분야들이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텐데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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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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