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은 원자가 가지고 있는 '전기적 특성'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 이유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기본힘 중에서 적절히 강한 힘이면서 동시에 원거리 힘인 전자기력만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물리 현상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력의 경우 더 세지만 오직 매우 짧은 거리에서만 유효하고, 중력도 무시할 정도로 약합니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의 경우 핵과 전자가 전자기력에 의해 결합한 상태로 그 결합에너지는 13.6 eV 이며 해당 에너지의 빛을 쏘여주면 수소 원자는 핵과 전자로 분리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성이 가장 간단하기 때문에 모든 원자들 중에서 가장 가벼우며 또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를 이룹니다. 미세 구조(Fine structure)를 고려한 수소원자의 에너지 준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서 n는 소위 '주양자수(principal quantum number'로 1,2,3...이렇게 나가는 정수입니다. 보시듯 n이 에너지 준위를 '거의' 결정 짓습니다. 수식에서 j는 각운동량을 나타내는 양자수로 좀 더 자세히는 소위 '오비탈 양자수 (orbital qauntum number)' L, 전자 각운동량의 z-축(각운동량 방향) 성분 m, 그리고 전자의 스핀 s 등으로 결정됩니다.
정리하면, 원자의 '상태'는
(n, L, m, s)
4가지 숫자의 순서쌍으로 결정되게 됩니다. 이것이 양자역학이 말해주고 있는 원자의 모습인 것이죠.
상당히 복잡한 것 처럼 보이지만 원자의 에너지 준위와 상태가 거의 완전히 전자기력에 의해 결정되며, 오직 4개의 양자수로 (실은 '주양자수'와 '각운동량 양자수' 두 종류의 양자수죠!) 완전히 기술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입니다. 그리고 주양자수와 각운동량 양자수의 규칙성으로부터 '주기성'이 생기며 이를 통해 우리는 '주기율표'의 숨은 진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위에 기술한 내용은 제가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입니다. 물론 정확하게 위 처럼 배운 것은 아니지만 '주기율표'를 '오비탈'과 '양자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기율표를 통해 뭔가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배운 것은 주기율표에 나온 원소기호와 이름 그리고 그 화학적 성질을 외는 능력을 배운 것이 아니라, 원자 세계에 통용되는 양자역학적 세계관과 과학 법칙의 정합성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여 화학 현상을 이해하는 '과학이라는 알고리듬'을 배운 것입니다.
주기율표 혹은 구구단을 외는 능력도 물론 '지적 능력'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화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배우게 되는 것은 '과학이라는 프로세스' 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이고, 정합적이며, 객관적인 방법을 이들 과목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이죠.
최근 과학교육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과학교육의 목표에 대해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도 `과학적 지식'은 나중에 배워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뇨에 걸리기 전 부터 당뇨병의 식이요법에 대해 자세히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병' 이 생긴다는 것은 생물학적 프로세스이며 그것이 주술적인 방법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흥미를 일으키는 과학교육.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커플들을 위한 타로점' 따위를 보러다니고, `이달의 별자리 운세'를 자기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옮겨담는 학생들에게 정작 중요한 과학적 사고력과 과학적 접근법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해야할 것입니다.
주기율표가 빠진 화학 수업을 통해 과연 학생들이 화학에 그리고 기초과학에 더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과학교육 정책 입안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의 경우 핵과 전자가 전자기력에 의해 결합한 상태로 그 결합에너지는 13.6 eV 이며 해당 에너지의 빛을 쏘여주면 수소 원자는 핵과 전자로 분리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조성이 가장 간단하기 때문에 모든 원자들 중에서 가장 가벼우며 또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를 이룹니다. 미세 구조(Fine structure)를 고려한 수소원자의 에너지 준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서 n는 소위 '주양자수(principal quantum number'로 1,2,3...이렇게 나가는 정수입니다. 보시듯 n이 에너지 준위를 '거의' 결정 짓습니다. 수식에서 j는 각운동량을 나타내는 양자수로 좀 더 자세히는 소위 '오비탈 양자수 (orbital qauntum number)' L, 전자 각운동량의 z-축(각운동량 방향) 성분 m, 그리고 전자의 스핀 s 등으로 결정됩니다.
정리하면, 원자의 '상태'는
(n, L, m, s)
4가지 숫자의 순서쌍으로 결정되게 됩니다. 이것이 양자역학이 말해주고 있는 원자의 모습인 것이죠.
상당히 복잡한 것 처럼 보이지만 원자의 에너지 준위와 상태가 거의 완전히 전자기력에 의해 결정되며, 오직 4개의 양자수로 (실은 '주양자수'와 '각운동량 양자수' 두 종류의 양자수죠!) 완전히 기술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입니다. 그리고 주양자수와 각운동량 양자수의 규칙성으로부터 '주기성'이 생기며 이를 통해 우리는 '주기율표'의 숨은 진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위에 기술한 내용은 제가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입니다. 물론 정확하게 위 처럼 배운 것은 아니지만 '주기율표'를 '오비탈'과 '양자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기율표를 통해 뭔가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배운 것은 주기율표에 나온 원소기호와 이름 그리고 그 화학적 성질을 외는 능력을 배운 것이 아니라, 원자 세계에 통용되는 양자역학적 세계관과 과학 법칙의 정합성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여 화학 현상을 이해하는 '과학이라는 알고리듬'을 배운 것입니다.
주기율표 혹은 구구단을 외는 능력도 물론 '지적 능력'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화학과 물리학 등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배우게 되는 것은 '과학이라는 프로세스' 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이고, 정합적이며, 객관적인 방법을 이들 과목을 통해 배워야 하는 것이죠.
최근 과학교육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가 과학교육의 목표에 대해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도 `과학적 지식'은 나중에 배워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뇨에 걸리기 전 부터 당뇨병의 식이요법에 대해 자세히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병' 이 생긴다는 것은 생물학적 프로세스이며 그것이 주술적인 방법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흥미를 일으키는 과학교육.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커플들을 위한 타로점' 따위를 보러다니고, `이달의 별자리 운세'를 자기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옮겨담는 학생들에게 정작 중요한 과학적 사고력과 과학적 접근법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을 해야할 것입니다.
주기율표가 빠진 화학 수업을 통해 과연 학생들이 화학에 그리고 기초과학에 더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과학교육 정책 입안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덧글
바죠 2008/01/08 13:27 # 답글
말씀하신 문제는 일종의 과학하는데 있어 '철학의 문제'라고 봐야할 듯 합니다. 구체적인 기술상의 문제, 기술 항목의 선택의 문제와는 전혀 상관 없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봐야합니다. 우리는 과학교육에서 기본,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08/01/08 16:01 # 답글
바죠 // 그럼. 과학교육 정책 입안자들이 철학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라는 말이되겠군요^^?
rainyvale 2008/01/08 16:14 # 삭제 답글
그런데, 최근 과학교육학 분야에서는 extraD님이 말씀하신 '과학이라는 프로세스' (그 사람들의 용어로는 nature of science)를 물리,화학,생물 등 과학 교과목의 내용을 학습하면서 implicit하게 배울 수 있느냐, 아니면 메타과학적 내용들을 explicit하게 가르쳐야 하느냐가 치열하게 논쟁이 되고 있더군요. 요새 유망한 몇몇 젊은 학자들이 explicit하게 가르쳐야만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공세를 펼치는 분위기인 것 같던데...
바죠 2008/01/08 17:24 # 답글
사바욘의_단_울휀스 >> 기본을 무시한 과학 교육이 되어선 안된다는 말씀입니다. 과학이 문학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주기율표가 없으면, 원자들의 특성 정리가 안되고, 화학식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다는것인지.더하기를 하려면 숫자 자체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은것입니다.
나그네 2008/01/08 17:57 # 삭제 답글
모든 학생이 과학적 접근법을 알 필요는 없겠죠. 흥미를 갖는 학생들만 가지면되는 거는 아닐까요.
초록불 2008/01/08 21:15 # 답글
오늘 교보에 들렀다가 과학잡지 뉴튼에서 나온 [주기율표] 책을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인터넷 서점에서 싸게 사자는 생각으로 돌아왔는데, 이런 포스팅을 보니 참 희한하군요.과학적 사고방식은 모든 일에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합리적인 의심을 가지고 세상 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Dataman 2008/01/09 01:27 # 답글
적어도 화학을 선택했다는 학생이 모르면 안되지요.사실 주기율표는 저도 못외웁니다. 구멍때우기 하면 f-원소까지 갈 것도 없이, s,p,d에서조차 반쯤 채우는 정도일 겁니다. (가만, 그것보다는 좀 나을텐데...) 하지만 한번 배우고, 주기율표가 어떻게 생긴 건지 배우고 가지 않고서 화학을 말할 수는 없는 거죠.
초록불님/ 저도 여유 나면 사두려 하고 있습니다만, 뉴턴 하이라이트는 꽤 부담스럽군요.
우기 2008/01/09 03:33 # 답글
저는 예전에 화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주기율표를 이해시킨 후에, 그전과는 달리 화학에 흥미를 갖게되는 학생들을
종종 보았습니다.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 없이 흥미유발에만 기댄 과학 교육은 금새 밑천이 바닥날텐데요...
결국 모든 과학의 출발은 '왜?' 가 아닐까 합니다.
답답하네요.
가고일 2008/01/09 09:59 # 답글
그러니까....주기울표를 '외우게'하는건 좋은게 아닙니다.그런데 주기율표 자체를 모르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주기율표는 말 그대로 표에 '주기성' 이 있다는게 가장 큰 핵심입니다.
멘델레예프는 순전히 이 주기성 하나를 철칙으로 믿고 빈자리의 원소를 예언했고
그것은 그대로 맞아들어갔지요.
과학의 핵심이 질서와 법칙이라고 볼때에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게 주기율표입니다.
구구단은 단지 계산편의를 위해 강제적으로 외우는것에 불과한데 주기율표를 같은 차원으로 취급해버리니 과학에 흥미를 잃는다고 해도 할말이 없지요....
지나가다 2008/03/15 14:46 # 삭제 답글
제 경험에 한정시켜 말한다면, 화학이란 과목이 제게 준 스트레스의거의 100%는 주기율을 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3, 4주기 정도만
외우면 될 일이었지만, 왜 외워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한 상태에서라면
수소의 양성자 수를 외우는 일조차도 고문에 가까운 일인 거죠.
주기율표를 몰라도 된다면 주기율표를 외울 필요는 더더욱 없겠죠...?^^
요즘 학생들이 부럽네요.
지나가다 2008/03/15 14:52 # 삭제 답글
그런데 웬지... 학교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도 제대로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신문 쪼가리에 난 기사 하나 갖고 야단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예, 전 언론 불신주의자입니다.)
주기율표 없이, 루이스 점표기 없이 화학의 기초 개념을 학습하는 현장이
상상이 되나요?
신문 기사 하나에 낚였다에 100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