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기 [디-워] 재미난 이야기

워낙에 논란이 많아서 글쓰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만, 영화를 보았기에 개인적인 영화에 대한 감상기를 써봅니다.

일단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 외적인 이야기를 다 잊고, 영화 자체로 보았을 때 [디-워]는 꽤 볼만한 영화이고, 좋아할 요소가 많은 영화.


확실히 [디-워]는 "있어 보이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가는데 성공한 것은 틀림이 없었고, 주인공 이무기의 활극이 매우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저는 [디-워]를 보면서 샤말란 감독이 만든 [Lady in the water]가 떠올랐습니다. 두 영화 모두 '한국 전설'이 중요한 테마로 기술되고 있습니다. 샤말란의 '한국 전설'은 동양적 신비에 기대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는 한가지 영화적 기법으로 도입되고 있지만, 심형래의 '이무기 전설'은 한국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그것을 모르는 서양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듯한 그런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남여 주인공들 사이의 '천년의 사랑' 정서를 묶은 것에 100% 공감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천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되어 승천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재미난 이야기로 영화속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Lady..]는 지루한 영화였지만, [디-워]는 두시간을 온통 영화에 빠질 수 있었구요. (** 샤말란의 '한국 전설'은 그의 창작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속에선 한국인 아주머니가 그 전설 이야기를 해주지만, 디즈니 청소년 시리즈에 나옴직한 그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제게 [디-워]는 가장 사실적인 용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통통한 몸에 작은 날개를 파닥이며, 석탄을 먹고 불을 뿜는 서양의 용이 아닌, 여의주를 물고 긴 수염을 휘날리며 화려한 비늘과 지적인 눈빛을 가진 용두산 공원에 놓여있던 동양의 용의 모습을 정말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워] 이전에 이런 동양의 용의 모습을 가장 잘 그린 영화가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치히로..]의 '하쿠'는 구름을 빠르게 가로지르며, 힘차게 몸을 흔들며 날아가는 장관을 보여주었기에, [드래곤 볼]의 '용신'에 이어 멋진 용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디-워]의 이무기가 승천한 용은 그야말로 만져질 것 같은 질감과 촉촉한 생물체의 사실감까지 더해 그 카리스마가 대단했습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본 티라노사우르스와 트립토케라시스(?)와의 싸움 신을 볼 때의 느낌, 즉, 상상 속 혹은 기억 속의 사건을 현실로 재연해서 보여줌으로써 느끼게 하는 묘한 흥분감이 더해져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워]의 이무기와 용 묘사에 한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쥬라기 공원]을 보면 티라노사우르스가 울부짖는 장면을 보면 뜨거운 열기 그리고 육식 동물 특유의 악취까지 잘 표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2미터 앞에서 엄청난 덩치의 동물이 귀가 찢어질 듯한 포효를 내지르며 상대방을 위협하는 그 장면에서 바로 앞에 벌벌 떨고 있는 사람들은 공룡의 침을 뒤집어 쓰고, 공룡이 내뱉는 숨이 마치 폭풍처럼 몰려와 머릿칼을 날립니다. [디-워]의 이무기의 경우에는 건물을 부수고, 도시를 질주하며 차량을 날려버릴 때 무시무시한 사실감을 잘 느낄 수 있었지만, 이선과 새라 (남여 주인공)를 위협하는 장면에선 왠지 합성 사진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머릿칼만 날렸어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헛점이 없지않고, 이런 저런 말이 많은 영화입니다만 '선명한 개성과 고유한 상상력이 재미를 남기는 영화' 라는데 동의합니다.

덧글

  • 우기 2007/08/26 07:44 #

    이 곳에서 개봉하면 꼭 보려구요.

    제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릴 것같아요^^ 이과생의 본능일까요?

    차분한 감상 잘봤습니다.
  • 총천연색 2007/08/26 07:45 #

    부라퀴가 불쌍해요. 엉엉.
  • 충격 2007/08/26 08:17 #

    디 워 러닝타임은 90분이 채 안됩니다;
  • Nemo 2007/08/26 11:57 #

    꾸오...아직이야...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 영화에 꽃 필 것 같네요.
  • moonslake 2007/08/26 15:30 #

    저도 디-워를 재미있게 본 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7천원이 아까운 영화는 절대로 아니었습니다.
  • G-Crusader 2007/08/26 23:28 #

    디워 정말 괸찬은 영화더군요...그래픽 정말 세계적 수준.

    약간 조선시대에 포탄 날라다닌게 좀 어색한 부분이긴 했지만...

    동양의미와 한국의미를 살리려 애쓴 심형래의 노력이 돗보였습니다!

    애국심을 자극해서...친북좌익들의 공격을 받긴했어두 말이죠..ㅎㅎ
  • Explorer 2007/08/27 09:54 # 삭제

    재미는 있지만 완성도는 너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수준이하 이더군요. 서프라이즈에 출연배우 보다도 못합니다. 이는 배우들의 수준도 문제이지만 감독이 역량이 부족한 것 같더군요. 그리고 편집 수준에 많이 떨어집니다.
    아뭏튼 오락영화로서 볼거리는 많습니다. 이것만으로 평가하면 A- 정도는 될것 같은데... 심형래감독은 앞으로 제작과 기술만 맡고 다른 실력있는 감독에게 모든것을 맡기면 괜찮은 놈이 하나 나올것 같은데...
  • ExtraD 2007/08/27 13:04 #

    NOTE: 본 포스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덧글은 삭제 했습니다.
  • 斯文亂賊 2007/09/03 22:14 # 삭제

    오호라! 용두산 공원을 아시는 분이시구낭~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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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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