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th를 cite 할 것인가 문제 물리 이야기



헨리(Henry Tye)에 따르면 알란 구스(Alan Guth)가 코넬에 있던 때 함께 왜 자기홀극 (magnetic monopole)이 관측되지 않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후일 구스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했다. 그에 따르면 우주 초기 어느 순간에 매우 빠르게 시공간이 팽창하는 시기가 있었고, 자기홀극의 밀도가 매우 매우 낮아져 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너무 밀도가 낮아져서 결국 우리와 마주칠 확률이 확 줄었다는 것.

이 상상의 아이디어는 '인플레이션 우주론'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1993년 스무트 등이 이끈 COBE 그리고 2003년과 2006년 윌킨슨 우주배경복사 탐사 (WMAP) 등 위성을 이용한 우주배경복사의 정밀한 관측 데이터는 정말로 인플레에션 시기가 우주에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스무트는 작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구스의 1981년 논문에 포함된 인플레이션 '모형'은 많은 문제점이 있었고, 관측결과와 맞지 않아 이미 폐기 되었다는 것. 그의 모형은 우주에 많은 거품 (bubble) 구조를 양산하게 되는데, 실제 관측 결과는 이런 것이 없는 쪽으로 나온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있었다는 아이디어는 옳았으나, 그의 구체적인 모형은 틀린셈이다.

지난 SUSY06 학회에서 만났던 안드레이 (Andrei Linde)에게 인플레이션의 공적을 더 많이 돌리는 경향도 있다. 안드레이는 소위 new (구스의 그것을 old) 인플레이션, 카오틱 인플레이션, 하이브리드 인플레이션 등 실제 작동할 여지가 큰 아이디어들을 양산했고 요즘도 매우 활발하게 우주론 발전에 공헌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은 이미 실험으로 검증되었고, 조만간 노벨상을 받게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노벨상은 최대 세명에게만 주어지고 누가 그 상을 받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구스를 포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초기에 인플레이션 아이디어를 냈던 일본의 사토 (K. Sato), 러시아의 스타로빈스키 (Starobinsky) 등도 있고 또 알브레이트와 스타인하트 등도 있어서 세명만 고르기가 만만치 않다. 린데를 포함해야한다는데는 거의 이견이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구스는 반드시 포함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구스의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애초에 인플레이션 우주론 자체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의 모형은 틀렸더라도 말이다.

현재 Alan H. Guth는 MIT의 Victor F. Weisskopf professor 이다. [링크]

덧글

  • 다음엇지 2007/02/06 12:26 # 답글

    의외네요. 구스라면 예전부터 빅뱅 관련 책을 보면 언제나 제일 먼저 언급되던 이름이었는데요. 노벨상이 최대 3명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어쨌든 스무트씨도 노벨상을 받았으니, 이제 이론을 세운 사람들에게 돌아갈 차례로군요!!!
  • clair 2007/02/06 16:41 # 답글

    '자기홀극이 관측되지 않는다' 라는 단순한 현상에, 상당히 mind-boggling하는 설명이 붙어있군요:)

    하긴 원자 모델 같은 것도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그래도 어떤 식으로든 significantly contribute한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인정받고 있는데 말이에요..'ㅅ'
  • ExtraD 2007/02/07 10:35 # 답글

    다음엇지님, 인플레이션을 인정하는 일은 사실 매우 매우 신중해야하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조금은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린데나 구스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이건 정말 중대한 사건으로 봐야겠죠. 불과 20여년 전에는 누구도 인플레이션에 대해 상상하지 않았으니까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ExtraD 2007/02/07 10:38 # 답글

    clair님, 자기홀극은 인플레이션 아이디어가 해결해준 많은 문제점 중 하나에요. 우리 우주가 왜 이렇게 평평한지 (=피타고라스 정리가 잘 들어맞는지), 왜 이렇게 균질하고 (homogeneous) 등방적인지 (isotropic) .. 우리가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은 답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구스의 아이디어는 특급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인플레이션 제 1공적은 그에게 돌아가야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드레이 린데가 섭섭해 할지도.. ^^ )
  • 구스 2007/02/08 17:32 # 삭제 답글

    살람이 와인버그와 글라쇼에 곱사리 끼어서 노벨상 받은 것을 생각하면 구스는 당연히 받을 자격이 있지요.
    비록 그의 초기 모델에 많은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우주론에 상전이를 도입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한 그를 인플레이션 이론 창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요.
    만일 인플레이션이론으로 노벨상을 준다면 이론쪽은 구스와 린데 딱 두사람만 되는 게 합리적일 것 같네요...
  • 2007/02/09 14:33 #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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