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 이야기 (2) 물리 이야기

상대성 이론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예전에 포스팅 한 것이 있네요. 잊고 있었습니다.

상대성 이론 이야기 (1)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 전에, 우선 덤블도어 영감님의 사진 한장 보시죠.
(사진은 여기서 만들었어요.)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물리학 방정식" 중 하나인 E=mc2 이야기 입니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관성은 에너지량에 의해 결정되는가?" 라는 논문에서 유명한 E = m c2라는 방정식을 씁니다. 그 논문을 보실까요?

관성은 에너지량에 의해 결정되는가?

이 논문에서 실제로 아인슈타인이 쓴 방정식을 요즘 사용하는 방식으로 쓰면 m= E/c2인데요, 아인슈타인은 물체가 E 만큼의 에너지를 잃으면 질량이 E/c2 만큼 줄어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아인슈타인은 이 방정식을 "발견"한 것일까요, 아니면 논리적인 귀결로 "읽어낸" 것일까요? 물론 이 질문을 "과학적 명제는 발견되는 것인가 아니면 과학자에 의해 창조되는 것인가?" 하고 뭔가 철학적 냄새가 나는 실재론-반실재론으로 연결지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 질문은 단순히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도 그 방정식은 -논리적인 귀결로- 누군가에 의해 씌여질 운명이었는지 아니면 아인슈타인이라는 천재가 있었기에 인류가 그 덕을 보게 된 것인지를 묻는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는 그 방정식의 덕을 '실제로' 보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이미 원자력으로 발전된 전기를 지구 어디서나 사용하고 있고, 상대성 이론은 위성통신과 정밀 측정을 요하는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니까요.)


**아인슈타인과 H.A.Lorentz 1921년 사진. (출처:wikipedia)


아인슈타인은 천재였고 그 덕분에 상대성이론이 일찍 발견된 것은 맞지만, 설사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도 Zweistein (^^)이 곧 나타나 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발견되었을 것이 제 생각입니다. (실제 역사를 떠나 엉뚱한 가정을 해보는 과학자가 많지는 않겠지만, 뭐 암튼 저는 해 보기로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특수상대성 이론의 기본'가설'인 광속도 일정의 원리는 사실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의 귀결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맥스웰 전자기 이론의 파동방정식은 빛의 속도가 관성계의 운동과 관계없는 '상수'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광속도가 일정하다는 것은 사실 맥스웰 방정식이 내포하고 있는 대칭성인 "로렌츠 대칭성"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아인슈타인 당시의 이론물리학의 maturity에 비추어 어려운 문제였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이론물리학 수준에서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실제로 Lorentz는 아인슈타인 이전에 이미 로렌츠 대칭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 다음은 로렌츠 대칭성과 정합적인 역학 법칙을 뉴턴 역학으로부터 얻어내는 문제인데요, 이 또한 현대 이론물리학 수준에서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라그랑지 역학을 사용한다면 더욱 쉬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론 물리학 전공 대학원생이면 (숙제로) 그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을 돌이켜 보건데,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굳이 아인슈타인이 아니었어도 누군가 발견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E = m c2은 그 당연한 귀결로 얻어질 것이고요.

하지만, 일반상대성 이론, 즉,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은 아인슈타인이 아니었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거나 다른 식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spin-2 인 입자의 물리학을 연구하다가 발견할 수도 있겠고 또는 초끈이론을 연구하다가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 general covariance 라든지, 등가원리 등은 아인슈타인의 천재가 빛나는 이론물리학의 멋진 성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일반상대성 이론을 소위 'post Newtonian' 레벨보다 이상에서 실험적으로 뒷받침하는 직접 증거가 없기 때문에, 가장 엄밀한 의미에서 일반상대론이 완벽하게 실험으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LIGO실험 등을 통해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는 것일텐데요, 이론-실험 물리학자들 모두 노력하고 있으니 조만간 놀라운 소식이 들려올 것을 기대해주세요.

중력파를 찾아서:LIGO 이야기

덧글

  • blue 2006/07/04 10:42 # 삭제

    하하.Zweistein 이라. 박영우 교수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문구죠.^^;
  • ExtraD 2006/07/04 10:46 #

    그러신가요? 그럼 Dreistein으로..
    (박교수님은 안녕하신가요?)
  • 초록불 2006/07/04 10:52 #

    과학의 문외한으로 E=MC2라는 것을 보면 대체 에너지가 왜 광속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답니다.
  • ExtraD 2006/07/04 11:04 #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우선 빛이 시간 "t" 동안 "x" 만큼 날아갔다고 하면, 빛의 속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 c t = x "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간과 빛의 속도를 곱한량이 "길이"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실 수 있을것입니다.

    그 다음, 시간과 에너지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에너지 보존법칙과 시간에 대해 물리계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정확한 수학적 관계로 연결되어 있답니다.

    위 두 단계를 적절히 연결지어 보면, 에너지가 '시간과의 연관'을 통해, 광속과 관련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ExtraD 2006/07/04 11:04 #

    좀 더 말로 해보자면, 상대성 이론에서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 내는 '시공간'에서 시간에 광속을 곱한 값이 물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에너지는 시간에 대한 물리계의 성질과 연결되어 있으니, 결국 에너지와 광속도가 연결되어 있다..정도로..

    좀 다르게 생각하자면, "에너지와 질량 사이의 '차원'을 맞춰주기 위해 '속도'의 제곱을 곱해주어야하는데, 상대성 이론에서 근본적인 속도인 광속도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가장 확실한 것은 물리학 공부를 하시는 거겠죠? ^^
  • djeong 2006/07/04 13:11 # 삭제

    아인슈타인이 없었다면... 4차원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전 좀 힘들었을 거라고 봅니다만. '광속도 일정의 원리'로부터 "[시간]의 차원과 [공간]의 차원을 근본적으로 같은 차원의 양으로 볼 수 있음"을 이끌어 낸다는 게 좀 어려워 보이는데요? 뭐 식으로 치면야 쉽습니다만은. ^^
  • ExtraD 2006/07/04 13:26 #

    시공간으로 점프하는 과정에는 Minkowski의 역할이 아주 컸습니다. 실제로 시공간이라는 개념은 그가 제안한 것이고요.

    특수상대성 이론의 핵심은 로렌츠 대칭성을 구현하는데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 여기는 4차원이라는 개념이 굳이 없어도 상관이 없잖아요. 물론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4차원 시공간 개념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일반상대론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초록불 2006/07/04 14:00 #

    아, 그런 거군요. 아인슈타인이 소설가가 되었어도 명작을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단한 상상력입니다...
  • ExtraD 2006/07/04 14:06 #

    아인슈타인이 실제 생각한 방향은 위와 같지 않고, 좀 더 수학적입니다. 덧글로 제가 단 유추의 방향은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을 위해서, 사고의 고리만 살짝 걸어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론의 정합성"을 요구했을 때 어느정도 명백한 결론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PLUR 2006/07/11 02:18 #

    아인슈타인은 거인의 어깨위에 선 거인이었군요!
  • ExtraD 2006/07/11 02:21 #

    재밌는 표현이군요! 동감입니다.
  • 물리wonder 2007/02/24 14:11 #

    E = mc^2 이식이 어떻게 유도됬는지 모르겠어요

    수식은 말고 그냥 말로 쉽게 설명해주세요 ㅠㅠ
  • ExtraD 2007/02/25 08:22 #

    물리wonder님,

    E=mc^2은 특수상대성 이론의 중요한 결과물 이기 때문에, 이 식을 유도하는 것은 결국 특수상대성 이론을 이해한 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대충 이야기 하면,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운동량을 4차원의 물리량으로 확장해야 하고, 확장된 4차원 운동량의 성질에 의해 정지 상태의 물체가 가지는 정지질량 에너지가 질량에 비례하고 빛의 속도 제곱을 곱한 량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삶은어름 2007/10/11 16:45 # 삭제

    사실 E=mc^2와 관련된 식은 아인슈타인 이전에 이미 포앙카레에 의해 발표되었던걸로 압니다.
  • ratm 2008/10/23 00:13 # 삭제

    글에서 이해가 잘 안되는 면이 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맥스웰의 식을 통해 나온 속도의 기준이 에테르일 것이라고 추론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험결과 방향에 따라 속도의 차이점이 없으니 그걸 맞추려고 에테르가 점성이 있다거나 수축한다는 식의 가설을 추가로 덧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로렌츠 변환 자체도 에테르의 수축을 얘기하고 있었구요.

    그러니까....맥스웰 공식 자체가 광속이 관성계의 운동과 상관없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훌륭하게 에테르로 설명(만) 되었고 또 그래서 당시 물리학자들이 전부 에테르를 발견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실험적으로 틀렸다는 것이 나와서 곤란해졌지만 말입니다.
    즉, "실제로 맥스웰 전자기 이론의 파동방정식은 빛의 속도가 관성계의 운동과 관계없는 '상수'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라는 구절은 맞지 않는 것 같아 글을 답니다.
    아닌가요?

    오래된 글에 생뚱 덧글이라 죄송하고, 나름 물리 전공이라면서 확답은 못드리고 질문해서 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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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begin{eqnarray} \hbar c =197.3 \text{MeV fm}\\ (\hbar c)^2=0.389 \rm{GeV}^2 \rm{mb}\\ 1.0{\rm pb}=\frac{2.568\times 10^{-3}}{\rm TeV^2}\\ =10^{-40} {\rm m}^2 \end{eqna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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